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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청자… 단구승유도… 가을경매 코드는 고미술

단구승유도

청자상감국화문주자와 승반

주요 미술품 경매회사들이 올 가을 경매의 주력 작품으로 '고미술'을 앞세웠다.

경매회사 마이아트옥션은 오는 26일 개최하는 경매에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 제 1033호 청자상감국화문주자(주전자)와 승반(받침접시)을 추정가 20억~30억원에 내놓았다. 허리가 잘록한 표주박 형태에 모란문의 화려한 장식성이 더해져 조형미가 뛰어나다. 고려시대의 청자 주전자 중에서 주전자와 뚜껑, 받침접시가 모두 갖춰진 드문 예로 꼽히며 지난 1989년 국립중앙박물관의 '고려청자명품'전에도 출품됐다. 4개 면에 사군자를 그려넣고 청개구리와 매미를 빚어 붙인 '백자청화진사사군자문연적'은 3억5,000만원(이하 추정가), 조선 후기 진경산수화의 대가인 호생관 최북이 단양을 유람하며 그린 '단구승유도'가 1억원에 경매에 오른다. 자신의 귀를 자른 반고흐처럼 최북은 한쪽 눈을 찔러 멀게 한 기행으로도 유명하다.

서울옥션은 오는 23일 진행하는 경매에 서울시 유형문화재 199호로 지정된 '혼천의'를 추정가 3억~4억원에 올린다. 1만원권 지폐 뒷면에도 등장하는 혼천의는 천체 관측기구이자 성리학적 우주관을 공부하던 학자들의 교육자료였던 것으로 국내 10점 정도만 전해진다. 또 조선 세조 2년(1456년) 왕세자와 개국공신 등 5명의 공신들이 충성과 협력을 다짐하며 작성한 '오공신회맹축(五功臣會盟軸)'이 추정가 2억5,000만~4억원에 선보였다.



이같은 '고미술' 붐의 이유는 △저평가됐던 고미술에 대한 재조명 △고미술 거래 투명화 경향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 등으로 분석된다. 현대미술의 급성장과 달리 고미술은 희소성과 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까닭에 낮은 가격대는 물론 거래도 저조했다. 특히 위작·도굴품 논란 등 고미술 거래에 대한 끊이지 않은 잡음이 시장 활성화의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경매를 통한 거래는 진위와 소장 이력 등 기본 검증을 마친 작품이라는 점에서 거래 신뢰도를 높이는 추세다. 특히 고미술은 장기간 애호해 온 콜렉터들의 안목이 '전문가 수준'인 경우가 많아, 특정 작품을 두고 30회 이상의 경합이 벌어지는 등 선호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서울옥션의 최근 2년간 고미술부문 경매 결과를 보면 낙찰률은 60%대에서 꾸준히 성장해 70%대까지 오가는 추세다. K옥션에 출품됐던 보물585호인 '퇴우이선생진적첩'은 지난 2012년 K옥션 경매에서 34억원에 팔려 국내 고미술품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전 서울옥션 대표인 윤철규 한국미술정보개발원 대표는 "유난히 낮게 평가된 고미술에 대한 재평가와 시장 투명화 확보는 필수 과제"라며 "더불어 우리 고미술품을 소장한다는 사실이 자부심으로 연결될 만큼 문화의식이 성장한 것도 최근의 고미술 거래 활성화에 힘을 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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