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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리뷰, 해어화

유명 창작인 참여·제작비 30억 투입 불구<br>작품 부조화·내용전달 한계


요즘 뮤지컬 제작자들은 뮤지컬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크리에이티브 팀을 구하기 어려워 고민이다. 그래서 인지 최근 대중음악, 연극, 드라마 등 각종 문화예술 분야의 전문인력 즉 작곡가, 연출가, 작가들이 뮤지컬 제작에 합류하고 있다. 이미 명성이 알려진 이들을 영입하는 경우 제작비는 급격히 상승한다. 작곡가 하광훈, 방송작가 김성희 등 유명 창작자들이 참여한 뮤지컬 ‘해어화(解語花)’는 30억 원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된 작품이다. 하지만 이들이 완성한 작품을 만나 보면 장르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로 평가받는 크리에이티브 팀들이 ‘뮤지컬’이라는 낯선 영역에 뛰어들어 ‘해어화’란 작품을 선보였다. 연출은 중견 연극 연출가인 김영환 극단 비파 대표가 맡았다. 작곡은 변진섭, 강수지 등 유명 가수들의 노래를 작곡했던 하광훈 씨가 담당했고, 대본은 SBS 드라마 ‘이브의 화원’ 등의 대본을 창작했던 방송작가인 김성희 씨가 맡았다. 이들의 부조화는 작품의 적지 않은 부분에서 드러났다. 관객들이 쉽게 흥얼거릴 수 있을 정도로 친숙한 음악이었지만 작품 전개와 따로 움직였다. 작품이 전반적으로 급하게 진행되는 데 비해 음악의 호흡은 너무나 느렸기 때문. 수많은 히트곡을 제조한 스타 작곡가의 음악은 극의 전개에 맞물리지 못해 관객들에게 어쩐지 편치 않았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온 부분은 대본이다. 스토리는 몇 번이고 내용을 곱씹어봐야 비로소 이해가 될 정도로 복잡하고 난해하다. 이는 궁정음모, 사랑의 사각관계, 민중혁명 등의 내용을 담은 대서사시를 2시간 동안 전개하고 마무리 지어야 했기 때문에 생긴 것. 최소 50부작 이상으로 제작되는 TV 사극과 달리 속도가 생명인 뮤지컬에서는 단순하면서 명확한 주제 전달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필요한 사건은 과감하게 삭제하거나 변형시켜서 관객이 극의 흐름을 따라오도록 할 필요가 있다. 뮤지컬은 드라마를 시간적 구성에 맞춰 압축한다고 되는 작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뮤지컬 장르에 어울리는 재창조 작업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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