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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금융계열사가 지난 13일 추가로 지분 변동을 통한 재편 작업을 이어갔다.
이번 지분 변동이 다른 때와 달리 유난히 관심을 모으는 것은 삼성 금융 사업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인 '보험업법 개정안'과 결부돼 해석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삼성이 보험업법 개정에 대비해 본격적으로 준비작업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지분 변동 내역을 보면 삼성생명은 삼성화재가 보유한 자사주(189만주)를 사들이고 화재는 생명이 보유한 물산의 주식 747만주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의 화재 보유 지분은 10.98%에서 14.98%로 올라갔다. 생명 중심의 지배구조 개편이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번 지분 변동 과정에서 특히 관심을 모은 부분은 생명이 제조업 계열사인 물산의 지분을 화재로 넘긴 것. 금융계에서는 자연스럽게 국회 발의된 보험업법 개정안을 눈여겨보고 있다.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국회 관문을 넘기면 삼성생명은 삼성 생명 주식 상당액을 강제로 팔아야 한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대주주 또는 계열사의 유가증권을 보유할 때 보유 한도를 총자산의 3%까지 제한하되 유가증권을 사들일 당시의 '취득 가액'을 적용기준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해당 유가증권 가치가 올라가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개정안은 기준을 '시장가(공정가액)'로 바꾸고 보유 한도를 초과한 지분을 팔도록 했다. 개정안이 원안대로 통과될 경우 삼성생명은 전자 주식 14조원 규모를 포함해 그룹 계열사 주식 18조원 중 상당액을 팔아야 한다. 매각 유예 기간이 5년인 만큼 적어도 매년 3조원 이상씩 계열사 지분을 줄여다 한다는 뜻이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생명은 현재 전자 지분 7.6%를 보유한 최대 주주인데 법 통과에 따라 생명 지분이 모두 팔릴 경우 그룹의 전자 지분은 물산의 4%, 이건희 회장 3% 남짓 등 7% 수준에 머물게 된다. 법 통과에 대비, 삼성전자의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온 이유다.
이번 지분 변동이 관심을 모으는 것은 바로 이와 연관돼 있다. 박중선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삼성화재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말단에 위치한 반면 삼성물산은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계열사"라면서 "보험업법 개정에 대비해 생명이 보유한 비금융계열사인 삼성물산의 지분을 줄이는 대신 해당 지분이 외부로 나가지 않게 하려고 삼성화재에 돌려놓은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룹 안팎에서는 보험업법 개정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지분 변동이 불가피하고 머지않은 시간 안에 의미 있는 지분 변동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궁극적으로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주회사로의 전환작업이 진전될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지주회사가 되려면 상장 자회사의 지분 30%가 필요한데 생명은 현재 카드 지분을 34.41%를 갖고 있지만 화재와 증권 보유 지분은 30%를 넘지 못한다. 결국 금융지주로의 전환 구도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생명이 화재와 증권의 지분을 추가로 매입하고 화재는 비금융 계열사인 물산의 지분을 처분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박 위원은 "삼성화재는 비금융계열사인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할 유인이 떨어지기 때문에 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물산 지분을 다시 다른 계열사에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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