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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강해진 경제력…환율·영토·금융개혁 등서 거침없는 행보

[슈퍼파워 중국의 선택] 17기 5중전회<중> 꿈틀대는 대국굴기(大國堀起)<br>2조6500억弗 세계최대 외환 보유<br>위안화 절상 서방 압력도 퇴색시켜 중국판 마셜플랜 '3세계 맹주' 야심<br>국제사회서 '中위협론' 다시 부각속 中 내부서도 "속도조절 해야" 목소리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ㆍ釣魚島)를 둘러싼 중ㆍ일 간 영토분쟁이 극단으로 치닫던 지난달 23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에하라 세이지 일본 외상과 회담을 갖고 "센카쿠열도는 미ㆍ일 안보조약 5조의 적용대상이다"고 밝혀 센카쿠 문제에 대한 일본 지지를 천명했다. 미국과 일본이 손을 맞잡고 중국을 확실히 포위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양국의 협공은 하루도 못 가 무용지물이 됐다. 중국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첨단제품의 필수재료인 희토류의 대일 수출을 전격 금지시키자 일본이 억류했던 중국인 선장을 풀어주며 백기 투항을 했다. 중국은 전세계 희토류 생산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한방의 무역 철퇴에 일본이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진 꼴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은 근년 들어 국제정치ㆍ외교안보 무대에서 공격적으로 할 말을 하고 행동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 같은 자신감의 기저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막강해진 경제력이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중국의 슈퍼 경제파워는 동중국해의 센카쿠ㆍ베트남 등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과의 남중국해 영토분쟁에서부터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 등 서방권과의 국제외환시장 갈등, 국제금융체계 개혁 등 전방위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아세안 국가들은 중국의 군사력에 위협을 느껴 남중국해 분쟁에 맞서 미국과 힘을 합치고 있지만 중국이 아세안과 올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데다 이 지역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등 대중화경제권을 추진하고 있어 결국 중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2009년 대외 직접투자액 565억3,000만달러 중 404억달러(71.4%)가 아세안과 중동지역에 투자됐다. 중국은 2조6,500억달러의 세계최대 외환보유액으로 국제금융시장도 뒤흔들고 있다. 일본이 지난달 엔화 절상을 막기 위해 수조엔의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배후에는 중국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을 동원해 올 들어 7월까지 2조3,000억엔의 일본 국채를 사들이는 큰손으로 부상했고 이에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의 국채 사재기가 이어지면서 일본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일본은 결국 엔고 방어를 위해 외환시장 개입에 나설 수밖에 없게 되면서 중국은 미국 등 서방권의 위안화 절상 압력의 명분을 퇴색시켜버렸다. 중국은 또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아세안 등 접경지역에서의 위안화 무역거래를 시작으로 중국 전지역으로 위안화 무역거래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홍콩에서의 위안화 채권발행 허용 등 잰걸음을 하고 있다. 아직 논의 단계이긴 하지만 외환보유액으로 5,000억달러 규모의 '중국판 마셜플랜'을 실시해 중동ㆍ아프리카ㆍ남미 등의 인프라 투자에 적극 나서겠다는 야심작도 추진 중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피폐해진 유럽을 재건하기 위해 마셜플랜을 실시하면서 세계경제의 패권을 공고화한 것처럼 중국도 서방에 맞서 제3세계의 맹주로 자리잡겠다는 포석이다. 중국의 이같이 공격적인 대외행보에 국제사회에서 중국 위협론이 다시 불거지는 것은 물론 중국 공산당 핵심 내부에서도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중국은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국제화 속도를 더 높여야 한다는 강경파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위안화 국제화가 위안화 절상속도를 가중시켜 중국 경제에 부담될 수 있다는 신중론이 맞서고 있다. 이른바 국제사회에서 대국으로 우뚝 선다는 대국굴기(大國堀起)에 대한 논란이 내외부에서 일고 있는 것이다. 15일 개막되는 제17기 공산당 5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중국이 국제경제, 외교안보 등에서 어느 정도로, 어떤 속도로 목소리를 높이고 주도권을 잡아나갈지에 대한 좌표가 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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