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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은행株 대규모 매수

외국인이 부산ㆍ대구은행 등 지방 은행을 중심으로 은행주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내년에 경기가 회복될 경우 은행주가 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중장기 투자 차원에서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미 주가가 어느 정도 올라 장기적인 투자 차원이 아니면 추격 매수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은 17일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을 각각 35억원(66만주), 26억원(45만주) 어치를 사들인 것을 비롯해 우리금융지주 19억원(28만주), 외환은행 11억원(21만주), 조흥은행 7억원(18만주) 등을 순매수했다. 특히 대구은행과 부산은행이 주식수 기준으로 각각 외국인 순매수 3위와 5위를 기록하는 등 은행주들이 대거 순매수 상위종목에 올랐다. 은행업종 지수는 이날 0.84% 상승, 전일의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외국인들은 이날 신한지주, 하나ㆍ한미은행 등에 대해서는 순매도했지만 최근 지속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신한은행에 대해서는 이 달 들어 851억원, 하나은행 173억원, 한미은행 119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날 조흥은행이 6.68% , 제주은행은 4.39% 오르는 강세를 보였으며 대구ㆍ부산은행 등은 이틀 연속 상승했다. 국민은행은 외국인의 매도세 속에서도 상승반전했다. 외국인들의 은행주 매수는 내년 경기 회복을 겨냥한 중장기 투자로 분석된다. 외국계 증권사들도 최근 은행주에 대해 잇따라 매수 추천보고서를 내고 있다. 특히 대구은행과 부산은행 등 일부 은행주는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외국인의 지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다이와증권은 지난 16일 부산은행에 대한 첫 분석 자료를 통해 높은 자본적정성 등 펀더멘털이 우수한데다 배당률도 높아 긍정적이라며 목표가로 7,000원을 제시했다. ING증권은 하나은행을 매수추천했다. ING증권은 일본 신세이측이 연내 하나은행 지분 10~15%를 인수할 가능성이 높아 주가강세가 예상된다며 목표가 상향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또 ABN암로증권은 국민은행에 대해 주요 정기예금금리 인하는 저조한 채권투자수익률을 상쇄하기 위한 조치라며 목표가 5만700원에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은행주 투자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가격메리트가 희석됐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기가 회복될 경우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가 시장을 이끌 수 있지만 경기 회복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지적이다. 유재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SK글로벌과 카드채 사태 등으로 올해 은행주 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며 내년의 경기 회복 기대도 주가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이에 따라 은행주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유지했다. 임일성 메리츠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은행주를 매입한 것은 기본적으로 저평가돼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으로 추가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쉽지 않아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해 은행권의 순이익이 5조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1조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드 연체율 등을 감안할 때 은행 실적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데다 주가도 이미 올해 저점 대비 60%나 올라 추가 상승에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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