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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5월10일] 10대재벌 보유 부동산 매각

죽어 땅 한 평이면 충분한데도 땅에 대한 사람들의 욕심은 끝이 없다. 좁은 땅덩어리에서 살아온 탓인지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땅에 대한 집착은 대단하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부모 잘 만난 덕에 어릴 때 이미 수천 평 수만 평 땅부자로 평생 떵떵거리며 사는 인생이 있는 반면 죽을 때까지 자기 땅 한 뼘 없이 저 세상으로 가는 사람들도 허다하다. 1990년 5월10일 국내 10대 재벌 회장들이 한자리에 모여 보유 부동산 매각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10대 재벌이 매각하기로 한 땅은 모두 1,000만평 규모. 전체 보유 부동산의 10%가 그 정도였다.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부동산 매각을 결정한 이유는 정부의 압력 때문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에도 재벌은 경제력 집중의 비판 대상이었다. 게다가 재벌은 당시 경제위기를 초래한 부동산 투기의 주범으로 지목됐었다. 이에 청와대는 재벌의 부동산 투기 근절을 총체적 난국 수습의 돌파구로 삼았고 재벌은 정부의 의지를 전폭 수용한다는 자세를 가시화하였다. 재벌들은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기업이 솔선수범하고 정부 시책에 적극 호응한다는 내용의 결의문까지 채택했다. 겉으로야 의연했지만 속은 꽤 쓰렸을 것임이 분명했다. 이날 확정된 그룹별 부동산 처분 규모는 토지의 경우 삼성이 576만4,000평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선경 316만8,000평, 럭키금성 139만5,000평, 쌍용 113만3,000평, 현대 99만3,000평, 롯데 88만9,000평, 동아 87만9,000평, 한진 66만8,000평, 한국화약 64만8,000평, 대우 14만8,000평이었으며 건물매각 규모는 삼성 4,800평, 현대 2,700평, 대우 2,600평, 럭키금성 6,900평, 쌍용 700평, 동아 100평, 롯데 600평 등이었다. 청와대는 이에 앞서 10대 재벌에게 매각 대상 토지 및 규모를 적시한 매물 리스트를 받아 이를 토대로 기업별 매각규모를 할당했다. /박민수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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