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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반복 항공산업 청사진

'2015년까지 세계 10위권 항공우주산업국가 도약'. 산업자원부가 지난 20일 열린 '항공우주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회의'를 통해 내건 비전이다. 미래 첨단산업이자 자본ㆍ기술집약적인 항공산업 육성 의지는 당연하다. 이의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정부가 내건 청사진이 해묵은 '구호'라는 점은 생각해볼 대목이다. 기사철을 뒤져 보자. '향후 10년내 세계 10위권 항공산업국가 진입'이라는 제목은 20년전 신문에서도 찾을 수 있다. 미국제 전투기인 F-5F/F를 단순 조립생산하던 83년부터 정부는 거창한 그림을 선보였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항공산업의 주소를 따져보자. 아직도 세계 15위권에 머물고 있다. 말이 15위지 1위부터 7위까지 국가들이 시장의 90% 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은 세계 항공시장의 변방에 불과하다. 중요한 것은 현재다. 과연 정부의 목표대로 2015년의 비전이 이뤄질까. 그렇지 못하다면, 실행의지와 세부 계획이 없다면, 정부는 20년 묶은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는 셈이 된다. 항공산업을 육성한다는 정부의 의지가 해마다 습관적으로 내걸리는 '현수막'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의구심을 갖게 한다. 목표만 있을 뿐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기 때문이다. 항공산업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 정도다. 항공우주산업은 막대한 자본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다. 자동차나 컴퓨터를 만들어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과연 우리가 무엇으로 선진국을 따라갈 것인지 살피는 게 순서다. 완성기 중심인지 아니면 부품산업 육성과 궤를 같이 할 것인지, 군수용 수요가 많다는 한국적인 잇점을 어떻게 민수용과 연결시킬 것인지에 대한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정작 이 같은 논의는 들리지 않는다. 그저 국민들을 현혹시키지 좋은 그림만 있을 뿐이다. 그나마 20년동안 우려먹었던 재료다. 소문난 잔치치고 먹을 게 없는 법이다. 항공산업 육성을 두고 정부가 해온 일이 꼭 이렇다. 잔치가 열린다고 소문만 잔뜩 냈을 뿐이다. 그런데 또 소문부터 내려고 한다. 정부가 잡은 목표년도인 2015년에는 이런 기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병관<경제부>기자 document.write(ad_script1); ▲Top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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