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오염, 유조선도 상당 책임'

사상 최대 규모의 해양오염사고에 대한 원인규명 요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유조선에도 상당 부분 책임이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조사결과가 나와 귀추가 주목된다. 최상환 태안해양경찰서 서장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사고 직전 악천후 속에서 사고 선박들이 나름대로 피항 조치를 취했지만 유조선 측에서 안이한 판단으로 필요하고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사고 당시 유조선의 정박 위치도 항로상에 정해진 해상계류시설(SPMㆍ투묘장) 밖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충돌사고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 서장은 “충돌 시점도 알려진 것과 달리 30여분 앞당겨진 지난 7일 오전7시께로 조사되고 있다”며 “특히 해상 크레인과 예인선을 연결하는 와이어가 끊긴 시점도 유조선과 충돌하기 10여분 전”이라고 공개했다. 또 “사고 당시 관제실 통화기록과 레이더 항적도에서 일치하는 부분을 분석한 결과 유조선과 예인선단이 2마일(3.2㎞) 이상 거리를 두고 운항하던 중 날씨가 좋지 않아 유조선 쪽으로 떠밀려온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해경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이날 사고 유조선 관계자를 소환해 당시 피항 조치가 적절했는지 여부와 충돌 경위 등을 집중 조사 중이다. 아울러 사고 해역에 대한 수중 조사를 거쳐 유조선과 해상 크레인과의 충돌 부위를 정확하게 확인하기로 하는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부터 절단된 와이어에 대한 분석자료를 넘겨받아 사고원인 등을 정확히 가릴 계획이다. 한편 이번 사고는 7일 오전7시께 충남 태안군 만리포 북서방 5마일 해상에 정박 중이던 홍콩선적 14만6,000톤급 유조선 ‘허베이 스프리트’와 삼성중공업 소속 해상 크레인을 적재한 1만1,800톤급 부선이 충돌하면서 유조선 왼쪽 오일탱크 3개에 구멍이 나 1만500㎘의 원유가 해양으로 유출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