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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 '문열고 난방' 이젠 달라져야

서승직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


에너지절약을 강도 높게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대부분의 상가가 문을 활짝 열고 난방을 하고 있음은 아직도 에너지사용의 선진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우리의 실상이다. 우리나라에서 상가의 개문난방과 개문냉방은 쉽게 볼 수 있는 기이한 현상이다.

에너지 절약 인증제 등 유도책 필요

개문난방을 하면 난방에너지의 과소비는 실로 엄청나다. 바닥면적 80㎡(24평) 규모의 상가건물에서 한쪽 면을 개문난방할 경우 무려 시간당 약 20회 전후의 환기가 발생한다. 매장의 쾌적성 유지를 위한 통상 시간당 환기가 1~2회 정도임을 고려할 때 개문난방으로 인해 10~20배의 필요 이상의 환기를 하는 것이다. 이는 마치 실내공기를 덥혀서 시간당 10~20회 그대로 에너지를 버리는 것과도 같다. 또 과소비에너지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탄소배출 증가는 물론 환경오염을 가중시켜 결국 우리 삶의 터전을 황폐화시키게 된다.

우리의 2012년 에너지사용효율을 나타내는 에너지원단위지표는 0.25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선진국인 일본(0.092)·미국(0.152)·프랑스(0.103)·독일(0.099) 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에너지원단위는 국내 총생산(GDP) 1,000달러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 사용한 1차 에너지를 나타낸 것이다. 그동안 지속적인 효율증진이 이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일본의 3배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사용효율을 일본의 60% 수준으로 높인다면 약 930억달러의 에너지수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는 우리의 에너지 과소비 문화와 결코 무관할 수 없으며 국가의 총체적인 시스템개혁 필요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잦은 원전가동 중단 소식에다 벌써 올겨울 들어 전력수급경보인 준비(500만㎾이하)단계 직전까지 가는 사태를 수차례나 맞이하고 있지만 정작 유비무환의 교훈을 잊고 있다. 에너지소비량을 줄이기 위해서는 에너지사용 효율증진과 절약이라는 두 가지 관점에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에너지효율 증진은 시스템개혁을 통한 중장기적인 단계별 목표를 세워 지속적인 추진과 지표관리를 해야 달성될 수 있다. 그러나 에너지절약은 추상적이긴 하지만 에너지효율 증진의 원천인 정신운동으로 생활 속에 정착시켜야 한다.



경쟁적으로 물건을 더 팔기 위한 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개문난방을 한다지만 밑지는 장사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결과적으로 개문난방이 소비자의 부담증가는 물론 국가 전체의 에너지 소비를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모두가 잊고 있다. '우리 업소는 개문난방을 하지 않습니다. 대신 개문난방비용을 고객에게 돌려드립니다'는 문구가 업소간판과 함께 나붙기를 기대해본다. 이거야말로 일거다득(一擧多得) 의 효과로 고객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한 일이다.

난방에너지 과소비 문제 심각

위기에 직면해 숨바꼭질하는 한시적인 관리정책으로는 결코 에너지 소비를 줄일 수 없다. 절약의 문화를 생활 속에 정착시킬 지속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에너지절약에 솔선수범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개인에너지 인증제'를 검토할 필요도 있다. 에너지절약 정신이 사람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좋은 정책이 될 수 있다. 에너지 자원 빈국이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는 왕도는 오직 에너지사용 선진국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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