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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장보고시대] 선박금융을 키우자

「21세기 해양경제대국」이라는 목표는 결코 한두가지 정책으로 완수될 과제가 아니다. 바다를 무대로 한 치열한 경쟁력 싸움도 중요하지만 육상의 지원체계 또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선박금융, 등록, 보험, 법적 지원, 기술지원, 교육 등이 육지에서 이뤄져야하는 해상지원 서비스다. 이를 위해 절실한 과제는 「원스톱 서비스 체계」의 구축이다. 이런 점에서 세계 최고수준의 「원 스톱 해상서비스체계」를 갖추고 있는 영국 런던은 우리에게 좋은 모델이 된다. 매주 월요일 아침이 되면 런던 시티지역의 퀸 빅토리아가(街), 콘힐가, 매리 엑스가 부근은 세계 최대규모의 해운거래시장으로 탈바꿈한다. 200여년 전통의 발틱 거래소에서 400여명의 브로커(중개인)들이 각기 해운정보를 교환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들의 말 한마디에 곧 전세계 화물운송가격, 선박가격이 결정된다. 발틱 거래소는 곡물, 석탄 등 부정기선의 화물 운임을 결정하는 세계 최대 해운거래소다. 전세계 화물중 곡물 등 건조화물의 50%, 비건조화물의 60%를 중개한다. 또 전세계 선박매매의 75%가 이곳 브로커들에 의해 이뤄진다. 발틱거래소에 소속된 회원은 2,000여명. 2년전부터 외국인 회원을 받아들여 지금은 국내외 45개국 700여회사에 소속된 선주, 화주의 대리인과 브로커들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회원중에는 우리나라 주요 선사와 화주들도 포함되어 있다. 마이크 엘섬 개발담당 매니저는 『일정한 규정 아래 이들이 자율적으로 가격을 결정, 거래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거래소의 역할』이라고 설명한다. 발틱운임지수(BFI) 등 각종 기초자료를 제공하고 회원사와 비회원사간 분쟁 중재도 거래소의 역할이다. 발틱거래소가 위치해 있는 템즈강 북쪽의 시티는 100년전 커피, 곡물 등을 실어나르던 대형 선박은 자취를 감췄지만 여전히 전세계 바다를 지배하고 있다. 해상센터로서 런던의 강점은 금융에서부터 등록, 화물운임 결정, 보험은 물론, 법적 지원, 교육 등 세계에서 유일하게 「해상 원 스톱 서비스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런던이 해상서비스를 통해 해외로부터 얻는 순익은 12억파운드(2조7,000억원)정도. 국내 대기업의 매출과 맞먹는 규모를 순이익으로 올리고 있는 것이다. 로이즈 보험협회로 상징되는 런던지역의 보험사들이 3억4,500만파운드, 각종 로펌들이 1억2,600만파운드, 발틱 거래소가 2억6,000만파운드, 로이즈의 선박등록에서 5,700만파운드, 해운에서 6억파운드 등의 순수익을 올리고 있다. 사업의 특성상 순익항목에 빠져있지만 런던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단연 해상관련 금융서비스다. 발틱 거래소 등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도 따져보면 런던이 세계 최대의 금융센터였기에 가능했다. 트레드니들가(街) 입구에 위치한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 은행을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은 퀸 빅토리아가, 프린스가, 롬바드가, 킹 윌리엄가 주변에는 세계 주요은행, 런던 증권거래소를 비롯한 증권사, 로이드보험협회 소속 보험사, 각종 해상관련 협회와 기관들이 빽빽히 들어서 있다. ★그림 참조 시티에 몰려 있는 세계 주요은행들의 지난 한해 선박금융 등 해상관련 금융계약 규모는 전년보다 20억파운드 늘어난 80억파운드(약 18조원)에 이르렀으며 매년 집행하는 대출 규모만도 30억파운드(약 6조7,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세계 해양관련금융의 20% 수준이다. 세계적으로 선복량의 대형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조선 발주에 나선 선주들이 세계 최대 금융센터의 문을 두드렸기 때문이다. 런던은 지난 85년 금융개혁(빅뱅)을 계기로 금융시장이 완전 자유화되고 지난해부터 유럽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아시아, 서유럽, 동유럽 등 전세계 투자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은행들은 서로 신디케이트 파트너관계를 맺고 공동으로 선박금융을 해주어 위험을 줄인다. 전체 대출중 13%를 선박금융에 할애하고 있는 덴 노르스크 뱅크의 존 심슨 런던지점장은 『정보와 아이디어가 뛰어난 브로커(중개인)들이 정크본드 등 새로운 금융기법을 개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있는 것도 큰 이유』라고 분석한다. 미 GE캐피탈이 32%의 지분을 갖고 있는 토프톤 오셔닉 투자은행의 경우 방크 엥도수에즈, ING 뱅크 등 세계 유수은행들과 신디케이트 파트너를 형성, 96년부터 매주 한 척씩 선박금융 계약을 맺을 정도로 공격적이다. 로이즈 보험시장으로 상징되는 해상보험서비스도 런던이 자랑하는 해상관련 금융분야다. 로이즈 시장은 140개 법인회원과 1만4,704개 개인회원이 투자, 설립한 170여개 신디케이트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보험인수단체인 로이즈보험협회가 움직이는 시장이다. 로이즈보험협회는 사실 세계 보험시장에서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이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진 13~14% 정도다. 하지만 로이즈의 진면목은 점유율이 아니라 상상하기조차 어려운 영향력에 있다. 로이즈는 국제안전관리코드(ISMC) 등 자체 프로그램에 따라 전세계 해상관련 보험요율을 결정한다. 평가 대상도 선박, 화물, 책임보험, 역외보험 등 관련부문 모두를 망라한다. 『로이즈가 다루지 않는 분야가 뭐냐고 물으면 막상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실토하는 로이즈 관계자의 대답에서 그 막대한 영향력을 짐작할 뿐이다. 【런던=문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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