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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바오 "보유외환으로 中기업 해외M&A 지원"

2조弗 차이나머니 앞세워 무차별 기업사냥 '진격명령'<br>달러자산 의존도 낮추고 자원·첨단기술 확보 '삼중포석'<br>투자장벽도 완화 해외공략 가속<br>한국업체에 M&A공세 거세질듯


“2조달러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가속화하겠다.” 중국 경제의 총사령탑인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중국 기업들에 해외기업 사냥을 위한 ‘진군(進軍)’ 나팔을 불었다. 산술적으로 2조달러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차이나머니를 보유한 중국이 드디어 무차별적인 식욕을 아낌없이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중국이 필요로 하는 서구 첨단기술 기업은 물론 명실상부한 동북아 경제 허브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인수합병(M&A) 공세도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현지언론들은 원 총리가 지난 17~2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11차 해외주재 외교사절 회의’에 참석해 “중국 정부는 세계 최대의 외환보유액을 자국 기업들의 해외 M&A를 지원하는 데 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원 총리의 이 같은 선언은 중국 기업의 적극적인 해외기업 사냥을 통해 ▦외환보유액 운용에서 달러자산 의존도를 낮춰 투자 리스크를 줄이고 ▦해외자원을 저가에 대량 확보하며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삼중 포석으로도 해석된다. ◇원자바오, ‘쩌우추취’ 진격 명령=원 총리는 20일 해외 주재 외교관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쩌우추취(走出去ㆍ해외투자)’ 전략 추진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진출과 외환보유액 사용을 연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얼마를 중국 기업에 지원할지는 밝히지 않았지만 매우 이례적인 발언이었다. 취훙빈 HSBC 중국 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가 역외자산을 매입하려는 자국 기업들을 직접 지원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특히 이날 원 총리의 발언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을 비롯한 9명의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모두 참가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외환보유액을 활용한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가 핵심 정책의 하나로 마련돼 무게가 실리게 됐다. 원 총리는 “해외자본의 중국 투자 개방과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을 윈윈 전략으로 보고 유지할 방침”이라며 “내수를 확대하는 한편 안정적인 해외수요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외투자와 상품수출 역시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위안화 개혁에 박차를 가해 환율 안정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 수출산업의 안정을 위해 위안화 절상을 인위적으로 억제할 의향을 내비쳤다. ◇자원ㆍ헤지ㆍ기술 확보 ‘삼중 포석’=중국 정부의 외환보유액 활용을 통한 중국 기업의 해외진출 확대는 ▦해외자원 확보 ▦투자 리스크 축소 ▦첨단기술 확보 등의 세 가지 목표를 지향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의 지원은 자원ㆍ에너지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중국의 중국석유화공집단공사(中石化ㆍ시노펙)과 중국해양석유공사(CNOOC)는 지난주 미국 4위의 석유업체인 마라톤오일이 보유한 앙골라 오일블록의 지분 20%를 매입하기로 했고 시노펙은 앞서 스위스 석유회사 아닥스를 72억달러에 사들였으며 페트로차이나는 영국 BP와 함께 이라크 루마일라 유전 개발권을 확보했다. 중국개발(中國開發)은행의 천위안(陳元) 총재는 “(저평가된 자산을 사들이기 위해) 중국이 서구권으로 가야 한다고 사람들이 지적하지만 월가보다는 천연자원과 에너지 분야에 더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달러가치 급락에 따른 외환보유가치 하락 리스크도 중국에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이에 따라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영국 주류회사 디아지오의 지분을 사들인 것처럼 외환보유 다변화를 위한 중국의 해외투자가 뚜렷하게 늘고 있다. 취 이코노미스트는 “(외환보유액을 쩌우추취에 활용한다는 전략은) 달러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는 확대된 의미의 외환 운용 다양화”라며 “중국 정부는 외환보유액과 단기금융 자산을 축적하기보다 좀 더 장기적인 기업 실질자산의 축적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해외 첨단기술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최대 풍력발전설비 제조업체인 골드윈드는 최근 독일 벤시스(VENSYS) 지분 70.8%를 4,100만유로에 인수했고 가전양판점 쑤닝(蘇寧)도 일본 기업을 사들였다. 또한 자동차 업계에는 쓰촨 중장비 제조업체 텅중(騰中)중공업이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서 ‘허머’ 브랜드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지리(吉利)자동차와 베이징자동차가 각각 미국의 볼보와 오펠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차이나머니 세계 공략 확대될 듯=중국은 관련 법 개정 등을 통해 자국 기업에 대한 ‘쩌우추취’ 장벽을 대폭 완화, 중국 기업들의 ‘쩌우추취’는 앞으로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최근 자국 기업의 대외 직접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이 해외투자에서 얻은 이익을 그대로 해외에서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내 기구의 대외 직접투자 외환관리규정’을 마련했으며 오는 8월1일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베이징의 한 경제전문가는 “차이나머니의 최근 해외자원 투자는 달러가치 하락과 외환보유액 증가 추세가 맞물리는 상황에서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기업의 해외투자 확대는 외환보유액의 분산과 다원화를 도모할 수 있는 효율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6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2조1,316억달러를 기록, 세계 최초로 2조위안의 벽을 돌파했다. 또한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쩌우추취 전략의 추진으로 중국의 역외 비금융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액은 2002년 1억4,300만달러에서 지난해 407억달러로 6년 만에 약 285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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