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이번 투자에 따라 4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발생하고 15만명의 고용창출이 예상된다. 기업 투자로 내수활성화와 고용의 두 마리 토끼를 잡자는 정부의 간곡한 주문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이런 '윈윈' 투자의 이면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1년 전만 해도 삼성전자는 투자시기를 확정 짓지 못했다. 부지 분양 계약을 맺었던 지난 2012년 당시 남유럽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글로벌 경기가 꺾이면서 반도체 시황이 좋지 않아 15조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못 박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지난해 초 '경제혁신3개년계획'을 내놓으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정부가 각종 사업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고 이 부회장이 '국가경제에 기여해야 한다'는 뜻을 굳히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만나 평택 반도체 단지에 대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겠다고 약속했고 이어 10월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경기도와 투자협약서를 체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4분기 영업이익이 4조원대까지 낮아지는 '어닝 쇼크'를 겪기도 했지만 투자를 앞당기겠다는 이 부회장의 의지에는 변화가 없었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실적악화가 있었지만 반도체의 선전으로 고비를 벗어나는 데 성공했듯 오늘의 투자가 미래 먹거리 확보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의 결단에 정부도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반도체 공장의 핵심 인프라라고 할 수 있는 전기를 오는 2016년까지 조기에 공급해 라인 건설을 앞당길 계획이다. 안정적으로 산업용수를 공급하는 한편 단지 조성에 필요한 인허가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평택=서일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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