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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7월 30일] 서울경제신문 50돌 축하하며

한국이 6ㆍ25 전쟁의 상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1인당 국민소득(GNP) 1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한 절대 빈곤에 허덕이고 있을 때 서울경제신문은 태어났다. 지난 1960년 8월1일, 가난의 질곡에서 고통받는 백성들과 애환을 같이하며 한국경제의 성장을 꿋꿋이 지켜봐온 최초의 경제전문지가 '춘추필법의 정신, 정정당당한 보도, 불편부당의 자세'라는 사시(社是) 아래 창간된 것이다. 한국 경제 비전 제시하는 매체로 창간 이후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었던 신문은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0년 11월25일 언론사 통폐합 정책으로 6390호를 발행하고 강제 폐간됐다. 이후 이 땅에 찾아든 민주화와 함께 1988년 8월1일 6391호를 발행함으로써 복간됐고 1999년 6월12일 지령(紙齡) 10,000호를 발행했다. 2007년 종합일간지로 등록했으며 2008년에는 서울경제TV(SEN)를 개국하는 등 한국의 경제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경주해왔다. 특히 경제위기 때마다 해법을 제시하며 경제여론을 주도해왔다. 이제 서울경제신문은 지금까지 축적한 탄탄한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경제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는 매체로 도약하기 바란다. 즉 더 논리적이고 실증적 차원에서 시장경제적 해법을 제시함으로써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하는 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특히 한국경제가 국내총생산(GDP) 1조달러를 넘어서며 세계 제15위의 중진국으로 부상한 지금, 한국경제의 지속적 성장과 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해주기 바란다. 첫째, 나날이 치열해지는 세계적인 경쟁 환경 하에서 한국경제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오피니언 리더로 거듭나기 바란다. 특히 앞으로 더욱 심화될 한·중ㆍ일 간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이를 바탕으로 3국의 정립(鼎立) 구조를 만드는 데 긴요한 지적 인프라 형성에 크게 기여해주기 바란다. 둘째, 이제 우리는 통일을 염두에 둔 행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 상태로 남아 있는 한반도를 통일해 우리의 경제적 위상 제고는 물론 더욱 굳건한 생존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좌우의 이념 갈등이 극심한 요즈음 통일의 필연성을 역설하고 방법론을 둘러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장을 열어주는 서울경제신문이 돼주기 바란다. 셋째, 위의 두 목표를 달성하려면 우리 경제가 더욱 부강해지고 튼튼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우리 사회에 넓게 퍼진 반(反)자본주의 심리와 반(反)시장 정서를 불식해야 한다. 사실 현재 우리 사회를 어둡게 하는 갈등의 대부분은 바로 경제가 돌아가는 기본 원리에 대한 대중들의 이해가 부족한 데서 연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 문맹(economic illiteracy)'을 효과적으로 퇴치하는 데 배전(倍前)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재산권의 중요성과 이를 바탕으로 한 교환의 원리 등을 포함한 시장경제 작동원리, 한 사회의 부를 창출하는 기업의 태동과 운영원리, 기업을 만드는 기업가의 기능, 이른바 재벌이라고 불리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생성 원인과 기능 등을 차분하고 쉬운 용어로 설명함으로써 대중의 이해를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경제 사안의 폭넓고 심도 있는 보도를 바탕으로 그러한 사안에 대한 원리적 해설을 곁들인다면 가능할 것이다. 대중의 경제이해 향상에 힘쓰길 마지막으로 올 11월에는 서울에서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고 한국은 의장국이 된다. 이를 계기로 우리는 지금까지의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도약하면서 국격(國格)을 높여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국격의 본질은 법치는 물론 도덕ㆍ윤리ㆍ명예ㆍ품위 등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비공식적 제약에 있는 바 이의 제고를 위한 캠페인과 유인(誘因) 구조 형성에 서울경제신문이 앞장서기를 기대한다. 이런 일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서울경제신문 제작진이 다른 매체 종사자에 비해 지적 우위를 점해야 한다. 이는 곧 경제 원리에 따른 현상 분석 능력은 물론 그 밑바탕에 흐르는 철학과 사상을 배경으로 일관된 견해를 형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원의 매체로 비상하며 새로운 100년의 역사를 쓰기 시작한 서울경제신문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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