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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집계한 '2010년 국내 제약회사 전자문서교환(EDI) 청구금액(의사가 의약품을 처방한 후 평가원에 청구되는 금액)' 집계표를 받아 든 김원배(사진) 동아제약 사장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박카스 등 일반의약품 의존도가 높았던 국내 1위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의사들이 환자에게 처방하는 '처방의약품' 실적에서도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던 것이다. 특히 이 성적표가 동아제약에 남다른 이유는 최근 몇 년간 '스티렌' '자이데나' 등 전문의약품 개발에 힘쓰며 체질개선에 나섰던 동아제약의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는 증표였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8,469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 대비 5.7%의 외형 성장을 달성했다. 올해 역시 동아제약은 6%의 성장목표를 제시하고 9,000억원의 매출성장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력한 리베이트 규제 정책 등 불확실한 영업환경 속에서도 동아제약이 실적 개선에 자신감을 보이는 것은 전문의약품 매출의 지속적인 성장세 덕분이다. 국내 천연물신약 중 최고의 성공작으로 꼽혔던 스티렌(위염치료제)의 매출 성장세는 정체되고 있지만 플라비톨(항혈전제)∙리피논(고지혈증치료제)∙코자르탄(고혈압치료제)∙자이데나(발기부전치료제) 등 전문의약품이 고른 매출실적을 내면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실적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올해 동아제약이 주목하는 전략제품은 비아그라∙시알리스 등 세계적인 발기부전치료제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자이데나다. 동아제약이 발기부전치료제 개발에 본격 착수한 지난 1997년. 당시 박카스 등 매출 효자상품으로 일반의약품시장에서 강자였던 동아제약이 발기부전치료제의 대명사로 꼽히는 비아그라의 아성을 위협하게 될 줄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 했다. 연구를 시작한 지 8년 만인 2006년 첫 출시된 동아제약의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는 국내 최초, 세계 4번째로 개발된 경구용(먹는) 발기부전치료제로 연매출 200억원대를 꾸준히 달성하고 있다. 올 2월 자이데나의 미국 임상 3상이 완료된 만큼 예정대로 허가 절차를 진행할 경우 내년에는 미국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이면 미국 특허가 만료되는 화이자 비아그라의 높은 시장점유율을 위협할만한 대항마로 자이데나가 꼽히는 이유다. 김 사장은 "가장 강력한 경쟁제품인 비아그라의 미국 내 특허 만료시점에 맞춰 신약 출시가 가능하다면 비아그라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종 브랜드 '자이데나' '스티렌' '고나도핀' 등 자체 신약이 해외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으면서 동아제약의 해외시장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김 사장은 "자체신약 자이데나∙스티렌 등으로 중동∙중국∙러시아∙브라질 등 42개국에서 수출 계약을 성사시켰다"며 "현재 경쟁력이 있는 제3세계∙동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우선 진출한 뒤 유럽∙미국 등 선진시장으로 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올해는 자이데나를 전략상품으로 정하고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말레이시아∙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 자이데나를 출시한 데 이어 현재 동아제약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은 중동 국가 및 브라질, 인도 등 신흥시장. 특히 미국시장 시판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구축하게 되면 신흥시장에서도 수월하게 점유율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위해 지난해 5월 지분 및 전략적 제휴를 맺은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사와의 협력도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현재 개발 중인 슈퍼항생제∙발기부전치료제 등 조루증 치료제 등의 공동개발 및 판권 계약을 체결하고 글로벌시장에 대한 공동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사장은 "GSK와의 제휴로 제품 라인업이 확대되면서 의원급 영업력이 강화되는 등 영업 시너지가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는 GSK의 다국적 영업망을 활용해 해외 판로개척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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