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환율 상승을 막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면서 외화예금 가입자들의 환전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외화예금 가입자들은 적정시점에 외국통화를 원화로 바꿔놓고, 신규 가입은 추이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7일 정부와 한국은행이 “필요한 경우 외환 보유고를 풀어서라도 환율을 안정시키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자 원ㆍ달러 환율은 장 초반 1,036.30원까지 떨어져 지난 주말에 비해 10원 이상 하락한 후 등락을 거듭하다 1,042.80원에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환율시장 개입과 환율 안정 의지를 강하게 밝힌 만큼 현재 환율이 고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외화예금 가입자들은 환율 추이에 따라 환전시점을 결정하고, 신규 고객들은 가입을 미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한다. 외환은행 외환영업부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환율 변동성이 커 외화예금을 통해 외화를 적극적으로 매수하려는 개인 고객이 많지 않았다”며 “오히려 환율이 많이 오르자 달러를 원화로 바꾼 후 재가입 시점을 기다리겠다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환율안정의지를 밝힌 만큼 굳이 서둘러 외화를 사지 않는 것이 낫고, 필요한 경우 단기적으로 분할매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 외환상품부 관계자도 “외화예금은 환율이 안정되고 금리가 높을 때 고객들이 많이 찾는다”며 “환율의 변동성이 크고 금리도 불안정한 상황에서 가입 규모를 늘리면 나중에 원화로 환전할 시점에는 손해를 볼 수 있어 고객들이 가입을 꺼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 고객들이 환율을 예측해 환율이 낮을 때 조금씩 사놓는데 최근에는 환율이 워낙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신규 가입이 많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민은행은 리보에 연동하는 1년 만기 외화예금의 금리가 3.3%까지 낮아졌다. 외화예금은 원화 약세로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잔액이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 5월말 개인들의 외화예금 잔액은 27억1,000만 달러로 지난해 말의 31억6,000만 달러에 비해 14.2%나 감소했다. 외환은행의 개인고객 미국 달러 예금 잔액도 지난해 11월 11억 달러에서 계속 줄어들면서 지난 3월말 10달러 이하로 낮아졌고, 지난 6월말에는 9억6,600만 달러까지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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