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재앙… 지속하는 비극… 수백만 명의 대학 졸업자가 사회생활을 시작할 기회조차 박탈당하는 사회에서 어떻게 향후 20년간의 번영을 기대할 수 있는가?"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이 '실업'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실업의 재앙은 왜 끝나지 않는 것일까? 경제 분석가들은 이에 대해 세 가지 이론으로 설명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노동의 종말'이다.
요는 이렇다. 무인자동차와 무인 헬기가 실용화되고 로봇이 통역과 번역, 법률문서 분석까지 넘보는 등 기술 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하는 현실이 곧 노동의 종말을 불러온다는 말이다. 1995년 출간된 '노동의 종말'(end of work)이라는 동명의 책에서 제러미 리프킨은 과감하고도 불편한 가설을 주장했다.
"앞으로 더욱 고도화된 소프트웨어 기술의 발전으로 문명사회는 더는 일자리가 필요 없는 세상에 가까워질 것이다. … 오늘날 모든 경제 분야에서 기술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함으로써 수백만 명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있다. 이것이 다음 세기 가장 중요한 사회적 쟁점이 될 것이다."
저자들 역시 이 같은 주장과 궤를 같이한다. "기술이 인간의 기량과 급여, 고용 등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에 대해 더욱 관심을 두고 이런 주제를 사회적 토론의 중심에 놓아야 한다"는 게 필자들의 생각이다.
그렇다면 기계와 일자리를 경쟁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 같은 상황을 효과적으로 대처할 대안은 무엇일까. 저자들은 구조적 혁신과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를 강조했다. '기계와 함께하는 경주'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인간의 능력과 기술을 지렛대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조직, 프로세서 등을 컴퓨터와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 이를테면 애플의 앱스토어, 아마존, 이베이 등처럼 새로운 플랫폼을 통해 인간과 기계를 결합해 고용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어나가자고 주장한다.
또한 인적 자본의 교육 강화를 제안한다. 교육을 많이 받은 노동자일수록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이다. 특히 저자들은 리더십, 창의성, 팀워크 등의 분야를 주목했다. 기업에서 중요시하는 이 분야만큼은 자동화로 쉽게 대체되기 힘들 것으로 예측했다.
창의적인 글쓰기, 예술적 감각, 구성원 간의 원활한 소통 등은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인간만큼 잘해낼 수 없다고 분석한다. 1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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