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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란배] 사제대결 제4라운드

사제대결이 제4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조훈현9단과 이창호9단이 춘란배 세계바둑대회 타이틀을 놓고 또한번 사제대결을 벌인다. 두 사람의 통산전적은 155승 101패. 3대2 정도로 이창호가 우세하다. 10년이 넘게 숱하게 「361로」의 전투를 벌여왔지만 국제대회 결승에서 맞붙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95년 한·중·일이 공동주최하는 제7회 TV바둑아시아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만난 적이 있지만 이 대회는 TV속기전이라 정식 대국을 두었다고 말하기 힘들다. 지금 이창호는 삼성화재·동양증권·후지쯔배 국제기전 3관왕에다 명인·왕위·기성전 등 국내기전 7관왕이다. 반면 조훈현은 국수·패왕전 등 국내기전 2관왕. 제자의 독주를 스승이 겨우 막아내고 있는 형국이다. 이에대한 스승의 반응은 복잡하면서도 솔직하다. 『승부에선 지지만 이창호의 바둑이 더 낫다고 수긍을 못하겠더라』 춘란배 결승전을 앞두고 기자들의 짓궂은 질문에 대한 조훈현의 대답이다. 그러나 누가 난해한 기보를 들고 오면 『창호에게 물어봐. 창호가 모르면 아무도 모르지』고 대답하기도 한다. 자신은 모르더라도 이창호는 알수도 있다는 뜻이다. 반면 이창호는 「사제대결」에 대해 누가 물으면 비시시, 하고 웃을뿐이다. 이창호가 스승에게 처음으로 「사제대결」의 도전장을 내민 것은 지난 88년 최고위전. 당시 스승 조훈현은 3승1패로 가볍게 제자의 도전을 물리쳤다. 같은해 패왕전에서도 제자는 스승의 벽을 절감해야만했다. 이듬해 89년에 벌어진 국수위전에서도 마찬가지. 이때까지가 사제대결 제1라운드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창호는 스승에게서 국수위를 쟁취하면서 「10대 국수 탄생」이라는 신화를 일궈내는 등 스승의 타이틀을 하나둘씩 빼앗아갔다. 급기야 조훈현은 95년 무관으로 전락. 이때가 사제대결 제2라운드. 일방적으로 밀리던 조훈현이 역전의 전기를 잡은 것은 지난 96년. 담배를 끊고 등산으로 체력을 다진 조훈현은 「돌부처」 제자의 철옹성에 맹포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해 15승19패로 일전일퇴를 벌이더니 96년에는 동양증권배를 거머쥐어 오랫만에 세계타이틀전을 차지했다. 사제대결 제3라운드. 사제대결 제4라운드는 올해부터. 이창호는 세계대회를 4연패하는 등 여전히 「부동의 1인자」지만 대국을 들여다보면 권태기에 접어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타이틀 획득의 환희도 많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바둑 관계자들은 이창호가 올해초 후지쓰배에서 어이없이 무너진 것도 이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이에비해 조훈현의 바둑은 활력에 넘친다. 기세도 좋다. 지난 21일 열린 춘란배 준결승에서 「중국의 1인자」 창하오 9단을 167수만에 가볍게 누른 게 그 반증이다. 이날 대국에서 조훈현은 포석의 우위를 바탕으로 창하오를 거칠게 몰아부친 끝에 한 수위의 기량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렇다면 6월 24·27·29일 중국 난징(南京)에서 벌어질 춘란배 결승전에선 누가 이길까. 바둑 전문가들은 두 사람이 서로 잘 아는만큼 대국 당시의 컨디션이 문제라면서도 대체적으로 이창호의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다. 특히 이창호는 91년 이후 국제대회 결승전에 10번 진출해 「국제대회 결승불패」의 신화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창호는 해외에서 대국을 거북해한다는 게 약점이다. 비행기타는 것과 뷔페 음식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또 아직까지도 스승과의 대국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반면 조훈현은 사회성있는 성격이라 이에 구애받지 않는다. 따라서 5번기나 7번기라면 이창호가 압도적으로 유리하지만 3번기인 춘란배에선 조훈현도 해볼만한 분석이다. 누가 이기든 바둑팬들에겐 기다려지는 대국이다. /최형욱 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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