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상환된 주가연계펀드(ELF) 중 절반이 원금을 까먹었고 상당수는 원금의 절반도 못 건진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제로인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13일 현재까지 상환된 168개 ELF 가운데 76개(45%)는 원금손실을 입었다. 이 가운데 39개는 설정 이후 누적수익률이 -50% 이하인 상태에서 투자자들에게 상환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0일 상환된 하나UBS KOSPI-하나금융지주4M파생 ELF는 무려 41.68%의 손실을 기록한 채 상환됐다. 2007년 설정된 삼성Japan Focus파생상품은 지난달 초 -68.61%의 수익률로 만기 상환됐다. 같은 해 설정된 동양2Star2Y파생상품7-1도 -60.79%의 수익률을 기록한 채 지난달 27일 해산됐다. 이들 펀드는 원금보존 하락한계 조건인 녹인(Knock-in) 조건이 설정일 기준 -30~40% 수준으로 지난해 10월 말 대부분 녹인된 것으로 추정된다. 겨우 원금을 건진 펀드라도 성적은 초라했다. 162개 중 15개 펀드는 설정 이후 1~2년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1%의 누적수익도 올리지 못한 채 사라졌다. 문제는 앞으로 만기가 돌아올 ELF 물량이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제로인에 따르면 ELF 설정잔액은 10조 798억원으로 이 가운데 4조7,971억원이 지난해 설정됐다. 하나UBS자산운용의 경우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ELF가 1,500억원에 달한다. 다행히 최근 증시상승으로 수익률이 플러스로 돌아선 ELF가 늘고 있다. 하지만 미상환된 ELF 가운데 대다수가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전에 설정됐기 때문에 주가가 계속 급등하지 않으면 원금손실을 입은 채 상환되는 ELF가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가가 현재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서 설정됐기 때문에 한번 녹인된 펀드의 경우에는 상당한 시간이 흘러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ELF 펀드는 주가연계증권(ELS)과 마찬가지로 만기 연장이 불가능하다. 하나UBS자산운용의 한 관계자는 “일부 수익자들이 만기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ELF를 연장할 경우 손실 난 원금으로 새로운 ELS 상품에 가입하는 것과 마찬가지 구조이기 때문에 만기 연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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