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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기임원 연봉공개 피하려 사업보고서 조기제출 봇물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인 기업들이 올해 3ㆍ4분기보고서를 이례적으로 서둘러서 제출하고 있다. 대부분 마감일에 분기보고서를 제출했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기업들의 손놀림이 빨라진 것이다.

왜 그럴까. 답은 연봉이 5억원 이상인 등기 임원의 보수 공개에 있다. 개별 임원 보수를 공개하는 개정 자본시장법이 마감일인 29일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그 전에 보고서를 제출해 ‘임원 연봉 공개 1호’기업이 되는 영광(?)을 피해보려는 것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확인한 결과 3분기 보고서 제출 마감을 3일 앞둔 현재 165개사가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출 대상 기업(1,050여개)의 15.7% 가량 수준이다. 2분기에는 마감 하루 전 제출 비율이 13.1%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마감 속도가 매우 빨라진 것이다.

분기보고서는 분기 결산 후 45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자산 규모 2조원 미만이면서 올해부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연결 기준을 적용한 기업은 내년까지 보고서 제출 마감을 15일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3분기 보고서 마감을 15일 연장할 경우 마감일이 오는 29일로 등기임원의 보수 공개되는 시점과 맞물리게 된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이들 기업은 마감일을 넉넉히 앞두고서도 분기보고서 제출을 서두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기업 관계자는 “임원 보수 공개 의무는 29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이전까지 보고서를 제출하면 임원 보수 공개시기를 내년으로 연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 보고서를 제출한 국순당의 경우 오너인 배중호 대표이사의 연봉 공개를 피하는 혜택(?)을 누렸다. 국순당의 보고서를 보면 배 대표와 석영호 상무 등 2명의 등기임원은 3분기까지 총 8억4,500만원, 개인당 4억2,2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기업 오너가 상무보다 연봉을 더 받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배 대표의 연봉은 5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리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배 대표의 연봉 공개를 막은 것이라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오너와 월급 상무가 똑같은 보수를 받았겠느냐”며 “오너의 연봉이 5억원을 초과하니까 이를 공개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미리 보고서를 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보고서를 제출한 오뚜기도 마찬가지다. 오뚜기는 함영준 회장, 이강훈 사장, 박재민 전무, 최승영 상무 등 4명의 등기이사가 총 19억5,500만원, 평균 4억8,900만원씩 보수를 받았다고 공시했다. 역시 회장과 사장 등의 보수는 5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보고서 조기 제출로 공개를 피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마감 전에 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개별 임원 보수 공개 의무를 피하는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면서 “29일 보고서를 제출하는 기업들이 공개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는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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