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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탈락 해프닝 대회서 샷감 찾았어요

'JLPGA 첫 승' 여유찾은 김하늘

연습처럼 치니 자신감 회복… 이번에도 '2위만 하자' 했죠

국내 유턴 생각 이젠 안 해… 많이 울었으니 이제 웃을 일 많길


김하늘(오른쪽)이 22일 YTN·볼빅 여자오픈 포토콜 행사에서 투호 던지기를 하고 있다. 전인지·이정민·박성현 등 국내파에 김세영·이미향·김하늘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이번 대회는 24~26일 경기 양주의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다. /사진제공=볼빅


"대회 끝나면 숙소에서 울기 바빴죠. 짐 싸서 한국으로 돌아올 생각도 많이 했는데 이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최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달성한 김하늘(27·하이트진로)은 "한국에서 첫 승을 올렸을 때만큼 기쁘다"며 웃음을 감추지 않았다.

2007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김하늘은 여자골프의 대표 강자다. 2008년 서울경제 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쌓으며 이름을 알렸고 2011년 다시 서울경제 여자오픈 우승을 시작으로 3승을 보탰다. 2012·2013년에 1승씩을 추가한 뒤 올 시즌 일본에 진출했다.

통산 8승에 2011·2012년 2년 연속 상금왕 출신인 김하늘은 그러나 일본에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시즌 개막 후 5개월여 동안 한 번도 10위 안에 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동 12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컷 오프도 세 번 있었다. 그랬던 그는 2주 전 메이저대회인 일본여자프로골프선수권 공동 5위로 첫 톱10을 기록하더니 바로 다음 대회인 먼싱웨어 도카이 클래식에서 지난 20일 우승했다. 사흘 연속 60대 타수를 기록, 합계 12언더파로 신지애와 마쓰모리 아야카를 1타 차로 따돌렸다. 이전까지는 이틀 연속 60대 스코어도 없었다. 국내 무대를 평정하던 예전의 김하늘로 돌아온 것일까. KLPGA 투어 YTN·볼빅 여자오픈(24~26일) 출전차 귀국한 그를 22일 인터뷰했다.



김하늘은 "다음 시즌 시드(풀타임 출전권) 유지에 필요한 상금랭킹까지 7,000만원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먼싱웨어 대회 2위 상금이 7,000만원이어서 2위만 하자는 마음으로 경기했는데 우승이 터졌다"고 설명했다. 김하늘의 아버지 김종현씨는 "나한테는 대회장에 전시된 시계가 정말 예뻐서 '내가 가져간다'는 마음으로 쳤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김하늘에게는 상금 1,440만엔 외에 자동차와 시계가 우승 부상으로 따라왔다. 국내 상금왕 출신에 걸맞지 않게 시드 걱정까지 해야 했던 김하늘은 이번 우승으로 내년 시드도 확보했다. 상금 25위(2,910만엔)로 올라선 그는 "이번주 대회를 끝으로 국내 투어 출전은 마무리하고 남은 시즌 일본 대회에 전념해 최대한 랭킹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김하늘은 메이저대회 하이트진로 챔피언십(2011년) 우승 자격으로 국내 투어 5년 시드를 얻었다. 내년까지 국내와 일본 투어를 병행할 수 있다. 슬럼프 탈출의 실마리를 찾은 것도 국내 대회에서였다. "이달 초 한화금융 클래식 3라운드부터 감이 왔어요. 컷 탈락한 줄 알고 집에 갔다가 붙었다고 해서 다시 돌아가는 해프닝도 있었어요." 김하늘은 "페어웨이가 좁고 러프가 긴 까다로운 골프장이니 이틀간 마음껏 연습하고 간다는 마음으로 자신 있게 쳤다. 그랬더니 '이렇게 치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오더라"고 돌아봤다. "그동안 페어웨이 지키는 것만 신경 쓰다 보니 자신 있는 플레이를 못 했나 봐요." 공동 35위였지만 순위는 상관없었다. 승수를 쓸어담던 예전의 샷 감을 되찾은 김하늘은 일본으로 돌아가 퍼트를 가다듬었더니 메이저대회에서 5위를 했다. 숙소에서 눈물을 훔치기 일쑤였던 김하늘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화 대회 뒤 "시드 문제는 해결하고 올 테니 걱정 마라"는 말을 가족에게 남기고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첫 톱10과 첫 우승으로 멋지게 약속을 지켰다. 특히 독립 선언 뒤 곧바로 좋은 소식을 전해 의미가 각별했다. 김하늘은 2주 전 일본선수권부터 부모의 관리 없이 혼자 투어 생활을 하고 있다. 골프를 시작한 뒤로 처음 있는 일이다. 좌절을 거듭하면서도 해결책을 찾으려 발버둥 치는 사이 기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 아이언 샷의 탄도가 낮은 탓에 솟아오른 그린이 많은 일본 코스 공략에 불리했다. 하지만 지독한 연습에 코치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진 끝에 지금은 높게 띄워 그린에 세우는 데 무리가 없다.

김하늘은 "성적이 안 날 때는 '일본 코스는 나랑 안 맞나 보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더 힘들어졌다"며 "하지만 이제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많이 깨지고 울었으니 앞으로는 웃을 일이 많겠죠? 이제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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