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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문화의 향기 속으로…

청계천에 가보셨나요. 정말 훌륭한 변신이지요. 지난 10월1일 공개된 후 사람들이 너무 몰려들어 몸살이 날 정도랍니다. 겨울 문턱에 들어선 쌀쌀한 날씨에도 여전히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지요. 다음주면 방문객이 1,000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광교ㆍ수표교 등 자그마한 다리들을 구경하면서 걷다 보면 옛 선조들의 정취도 느껴지고요. 지난달 개장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도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고 합니다. 바꾸어 말하면 그만큼 서울이라는 팍팍한 도시에 문화의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곳이 드물다는 얘기입니다. 때문에 많은 젊은이들은 보다 진한 문화의 향기를 만끽하기 위해 외국으로 발길을 돌리기도 합니다. 가끔 해외출장 때 짬을 내 유럽 등지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가보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을 쉽게 찾을 수 있지요. 문화유산이나 미술작품을 한번이라도 더 보기 위해 가이드 있는 단체투어를 따라 열심히 설명을 듣고 기록하는 젊은이들을 보면 정말 뿌듯하답니다. 이제 올해도 한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일상에 쫓겨 생활하는 많은 사람들의 수첩에 한해를 보내는 약속이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을 때입니다. 항상 이맘때면 나오는 말이지만 올해는 문화생활로 차분하게 마무리하는 것이 어떨지요. 벌써부터 신문ㆍ방송 등에서는 다양한 연극ㆍ뮤지컬ㆍ음악회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미술전시회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우리 문화부에는 전시회 안내 자료가 하루에 몇 건씩 온답니다. 주말에는 인사동에 한번 나가보세요. 그냥 걸어다니기 힘들 정도로 사람이 많습니다. 물론 외국인들도 많이 찾아와 마치 외국의 거리를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이곳 화랑에서 열리는 전시회를 찾아 들어가면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지요. 그중에서도 올 겨울에 꼭 추천할 전시가 있습니다. ‘마티스와 불멸의 색채화가’전입니다. 우리 신문사가 주최하는 행사라서 자화자찬이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전시라 소개하려 합니다. 앙리 마티스를 포함한 야수파 작가 20여명의 작품 120여점을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 가져와 전시하는 겁니다. 올해가 마침 야수파 탄생 100주년이라 이것도 기념하고요. 야수파하면 미술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중ㆍ고등학교 시절 미술시간에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살아날 것입니다. 야수파는 새로운 색채혁명을 이끌었습니다. 새로운 실험정신으로 색채를 낡아빠진 묘사적 기능에서 해방시킨 거지요. 그후부터 그림 속에 노란 하늘, 붉은 바다 등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그림이지만 당시에는 엄청난 파격이었습니다. 야수파란 이름도 그들의 그림을 본 한 비평가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야수들(Fauves)’ 이라고 혹평한 데서 나왔답니다. 20세기 최고의 화가라고 일컬어지는 피카소도 바로 이들의 영향을 받았고요. 그래서 피카소와 마티스를 근대미술의 쌍벽이라고 말합니다. 이 전시는 스산한 겨울에 국내에서 문화의 향기에 흠뻑 젖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화익갤러리를 운영하는 이화익 대표는 마티스 그림을 보면 하루의 지친 일과를 마치고 안락한 의자에 앉아 쉬는 듯이 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올 한해를 문화의 사각지대에서 바쁘게 움직여온 현대인이라면 야수파 그림에 한번 취해보는 것도 한해를 훌륭하게 마무리하는 방법 중 하나겠지요. 아니 반드시 마티스가 아니더라도 올해를 보내기 전에 꼭 한번 전시회에 들러보십시오. 그날 하루는 분명 행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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