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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등 국내벤처에 러브콜…세계유일 생산 소프트픽셀에 "가격 원하는대로" 제안 봇물 포슬ㆍ아디다스ㆍ나이키ㆍ타이멕스 등 세계적인 패션ㆍ스포츠 시계 업체들이 경쟁업체보다 앞질러 거래를 트거나 물량 확보를 위해 국내 한 벤처기업에 다투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 본사를 둔 소프트픽셀(대표 김한식)이 그 주인공.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특별대우’를 받고 있는 이유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흑백 플라스틱 액정표시장치(LCD)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 주로 산업용으로 인식되고 있는 이 장치는 곡선에 맞게 구부리거나 다양한 디자인으로 성형할 수 있고, 두께가 0.7㎜ 이하인 특성 탓에 시계업체들도 크게 주목하고 있는 것. 실제 소프트픽셀의 플라스틱 LCD를 적용한 포슬의 ‘아디다스’, ‘필립스탁’ 시계는 희소가치와 차별화된 디자인 덕분에 개당 100 달러를 웃도는 가격에도 잘 팔리고 있다. 그러자 나이키ㆍ타이멕스 등 경쟁사들에 비상이 걸렸고, 유명 스위스 시계업체도 소프트픽셀과 협의에 들어갔다. 올해 크리스마스 특수나 내년 3월 스위스 바젤에서 열리는 시계박람회를 겨냥한 플라스틱 LCD 시계를 내놓기 위해서다. 김우경 소프트픽셀 전무는 “개당 50~100 달러 수준의 중가 패션ㆍ스포츠 시계 업체들이 새로운 디자인으로 고가ㆍ저가 제품과의 차별성을 강화하기 위해 플라스틱 LCD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프트픽셀은 현재 성남의 소규모(파일럿) 생산설비를 이용해 월 2만5,000여 개의 플라스틱 LCD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4월 용인에 준공한 양산라인(월 100만 개)의 본격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김 전무는 “시계업체들이 물량만 보증해준다면 원하는 가격에 거래하겠다고 제안해오고 있다”며 “하지만 용인 양산라인을 본격 가동하더라도 시계용 LCD 생산비중을 20% 정도로 제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플라스틱 LCD를 통해 수시로 바뀌는 패스워드를 확인할 수 있는 보안카드(OTP카드)와 휴대 단말기용 LCD 등 부가가치ㆍ물량이 큰 제품 생산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소프트픽셀은 제휴선인 보안카드 회로ㆍ시스템 설계업체 미국의 트라이디시스템을 통해 한 글로벌 보안업체에 올 연말까지 100만 매의 OTP카드를 공급하기로 계약했으며, 또 다른 4개 보안업체와 공급 문제를 협의 중이다. 김 대표는 “플라스틱 LCD는 유리보다 가볍고 구부려도 깨지지 않아 신분인증용 스마트카드는 물론 신용ㆍ교통ㆍ의료카드 등에도 널리 활용될 것”이라며 “세계적인 휴대 단말기 업체들과 플라스틱 LCD 모듈을 공급하는 방안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소프트픽셀의 플라스틱 LCD를 적용한 포슬의 ‘아디다스’와 ‘필립스탁’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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