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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발전회사 운영 효율성 높여야


지난 50여년간 자동차ㆍ철강ㆍ전자 등 국내 산업 성장의 동맥 역할을 했던 전력산업의 뿌리가 최근 흔들리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의 전력수급 상황은 곡예사의 줄타기를 보는 듯하다. 경제성장과 함께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전력수요 외에 물질적 풍요로움에 따른 수요나 에너지 시장 왜곡에서 오는 전환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또한 밀양 송전탑 건설 지연과 원전비리 등으로 원전 10기의 가동이 멈췄던 것은 설상가상으로 전력수급 상황을 위기로 몰고 있다. 국가의 동맥이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시장형 공기업 지정 후 전력수급 악화

현재의 전력수급 위기상황은 에너지 정책의 실패로 볼 수 있다. 매년 급증하는 전력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고 발전소나 송전철탑 등 설비 건설은 국민적 갈등으로 추진이 쉽지 않다. 전기요금은 정책적으로 소폭 인상에 그쳐 불요불급한 수요를 억제하지 못하고 있다. 전력산업의 효율을 제고한다는 명목으로 도입된 발전회사 분할 및 분할 후 시장형 공기업 지정은 업무협력을 저하해 현재의 전력수급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시장형 공기업은 정부가 지정하는 공공기관 유형의 하나로 현재 14개 공공기관이 해당된다. 특히 한수원ㆍ남동ㆍ중부ㆍ서부ㆍ남부ㆍ동서 등 6개 발전회사는 한전의 100% 자회사임에도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돼 자율과 책임경영이라는 명목 아래 정부의 관리와 평가를 받지만 우리나라가 가진 계통고립, 연료의 해외의존 등 전력산업의 특성이 반영되지 못해 여러 가지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우선 발전회사의 설비고장이 급증하고 있다. 수익성 위주의 경영평가로 설비관리를 소홀히 하고 투자가 위축돼 지난해 설비고장이 연간 6,000여시간으로 20110년에 비해 9배 증가했다. 이는 전력수급을 불안하게 하며 블랙아웃의 위험을 항상 떠안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설비신뢰도를 향상시키는 경영평가로 전환하고 발전과 송배전 부문 간 연계로 수급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해야 한다.



한전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약화돼 발전원가와 요금 인상 요인이 증가하는 실정이다. 발전회사는 연료도입 원가와 적정이윤을 전력거래 시장에서 보전 받아 발전원가를 절감하려는 유인이 상실된 상태다. 한전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시켜 발전원가 관리를 통해 요금인상 요인을 줄이고 국민의 요금부담을 완화해야 한다.

전력산업 변화 맞춰 지정변경 필요

해외 사업도 차질을 빚고 있다. 발전건설이나 자원개발 등 동일사업에 발전회사가 중복 입찰하거나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은 사업에 투자함으로써 국가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월드컵에는 지역 연고의 단일 축구팀이 나가는 것이 아니고 국가대표 축구팀이 출전해야 하는 것처럼 한전과 발전회사도 협업과 전략적 도모를 통해 해외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정부가 공공기관을 적합한 유형으로 지정 관리하는 것은 국가경제 발전과 국민편익 제고의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전력산업의 현실을 외면한 채 제도적인 틀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며 제도가 허락하는 수준에서 합리적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전회사를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당초 2011년 시장형 공기업 지정 당시의 여건과 환경이 많이 변했고 전력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득보다 실이 많았음을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다. 발전회사 간 협력을 통한 시너지 제고의 이로움이 더 크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하루속히 발전회사의 시장형 공기업 지정을 변경해 전력수급을 안정시키고 요금인상 요인을 줄이며 블루오션인 해외 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때다. 국가와 국민생활을 자연스럽게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쉬운 일을 왜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어야 하는지 안타까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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