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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수도권 공단 "고비 넘겼다" 안도감 속 내년 사업계획 고심

공단 도로 곳곳 차량정체등 비교적 활기찬 모습<br>가동률 정상수준 회복불구 中企 자금압박 여전

인천 남동공단의 한 전자부품업체 직원들이 연말을 맞아 납품기한을 맞추느라 분주하게 일손을 움직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통계로는 경기가 좋아졌다지만 아직 체감경기는 썰렁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오랜만에 직원들 연말 성과금도 챙겨주고 지난해 보다는 따뜻한 겨울을 보낼 듯합니다. 하지만 내년 투자자금 확보나 단가인하 압력, 불안정한 해외 오더 등을 생각하면 마음 편하게 연말을 보낼 수만은 없는 입장이죠."(남동공단 전자부품업체 S사의 한 관계자)" 30일 찾은 안산 반월ㆍ시화공단과 인천 남동공단 등 수도권 공단에는 도로 곳곳에서 차량 정체현상이 빚어질 만큼 비교적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금융위기로 가슴 졸였던 입주기업들은'일단 최악의 고비는 넘겼다'는 안도감 속에 한 해를 마무리짓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남동공단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D사를 찾았더니 공장 앞마당에 약 660㎡ 규모의 가건물로 조성된 임시 창고가 원자재와 출고를 기다리는 완제품들로 빼곡히 들어차있다. 연초 가동률이 60% 이상 줄어들면서 재고분을 없애기 위해 창고를 텅 비워놨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가동률이 70~80%선까지 회복이 된 상태지만 연초 매출 타격이 심해 올해 전체 매출은 전년도 보다 10~15%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실적이 좋지는 않지만 연초 임직원들이 자진해서 임금을 30% 가량 삭감한 만큼 사기 진작차원에서 연말 성과급은 지급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알루미늄 표면처리(아노다이징) 업체인 K사는 관련 대기업의 투자가 지난 10월부터 대폭 늘어나면서 현재 28명의 생산직 직원이 3교대로 가동을 해도 납기를 맞추기가 빠듯할 정도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반월공단에 3,300㎡ 규모의 공장을 짓고 태양광이나 바이오 관련제품의 연구ㆍ개발(R&D) 및 생산기지로 활용할 작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금융위기로 영세 임가공업체들이 정리되면서 경쟁력은 오히려 높아졌다"며 "올해 늘어난 매출로 향후 5년을 위한 먹거리에 투자할 만큼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업체들은 경기회복의 훈풍을 느끼지 못한 채 썰렁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LCD 장비업체인 P사는 전체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 의존하고 있지만 내년도 사업계획에 대해서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과거 고가 장비를 대규모로 주문하던 바이어들이 금융 위기 이후 장비 교체는 커녕 소모성 부품만 필요할 때마다 구매하는 등 실속을 추구하는 구매패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올해초부터 추진해온 일본 진출도 현지 업체들의 소극적인 반응으로 6개월 넘게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P사 관계자는 "가동률은 정상 수준으로 회복했지만 납품처에서 원가의 30% 이상을 낮추라고 요구해 마진을 남기기도 힘들다"며 "두바이 사태까지 겹쳐 유럽 등 해외 바이어들의 주문량에 영향을 미칠까 봐 노심초사하며 내년도 사업계획은 사실상 포기했다"고 하소연했다. 내년도 큰 폭의 삭감이 예상되는 중소기업 정책자금도 기업들을 압박하는 큰 요인 중 하나다. 업체들은 '금융권이 금융위기 여파를 아직 벗어나지 못해 중소기업의 내년도 자금 운용상황이 크게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지적하며 하나같이 정부의 '출구전략'이 중소기업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처사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시화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기업대출을 할 때 지점이 가지고 있던 전결권을 금융위기 이후 본점의 심사역이 가져간 상태가 아직 유지되고 있다"며 "기업 사정을 잘 모르는 본사 심사역이 매출이나 차입금 규모만으로 자금 대출을 결정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시중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월공단의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대폭 증액했던 정책자금을 3년ㆍ5년 이런 식으로 완만하게 감소한 것도 아니고 너무 급격하게 줄였다"며 "당장 은행빚 이자규모가 크다 보니 직원들 성과금도 지급하지 못하고 내년도 정책자금을 기다리고 있던 상황이라 당장 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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