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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꽁숨은 외국근로자들 불법체류단속 거의 ‘헛밭’
입력2003-11-17 00:00:00
수정
2003.11.17 00:00:00
고광본 기자
정부가 17일 10만여명의 불법체류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일제 단속에 돌입했다.
경찰과 법무부 출입국관리사무소 직원은 이날 50개 합동단속반을 편성, 불법체류자들이 밀집한 반월ㆍ시화공단과 조선족 일대 등을 중심으로 단속을 시작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단속의지에도 불구하고 불법체류자들이 은신처에 꽁꽁 숨고, 일부 시민단체들이 4년 이상 불법체류자에 대해서 국내 체류를 승인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는 등 뒤숭숭해 실질적인 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단속 본격 시작=정부는 주말을 제외하고 내년 6월까지 매달 10일은 합동단속, 나머지 20일은 출입국관리사무소 중심으로 불법체류자들을 찾아내기로 했다. 단속 대상은 4년 이상 불법체류자를 비롯해 밀입국자와 위ㆍ변조여권 소지자, 유흥ㆍ서비스업 종사자 등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불법체류자를 숨겨주거나 집단행동을 선동하는 자에 대해서는 공무집행 방해죄 등을 적용하고 적발된 불법체류자는 여권이 없어도 즉시 임시여행증명서를 발급해 추방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법무부는 그러나 영세기업의 사정을 고려해 4년 이상 불법체류자이지만 중소제조업체 종사자는 단속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하기로 했다.
한편 법무부는 불법체류 외국인 합법화 접수 기간인 지난 9월1일부터 이달 15일 사이에 체류기간이 4년 이상 된 불법체류자 등 단속대상 2만3,441명이 자진출국 했다고 밝혀 현재 단속 대상자는 약 10만명 정도로 줄었다.
◇공단과 조선족 타운 등 썰렁, 초 긴장=단속이 시작된 후 경기도 반월ㆍ시화공단의 경우 항시 외국인 노동자들로 붐볐던 원곡동 일대 주변도로는 매우 한산했다. 또 가리봉동 조선족 타운은 한 때 3만명이 넘는 동포들이 살았지만 최근에는 1만명 정도만 남아 한산한 모습이었다. 스리랑카 출신 에드리(36)씨는 “동료들과 공단 주변에 방을 얻어 놓고 숨어있는데, 단속이 뜸해지면 사장님이 연락을 한다고 해 외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께 숨어서 지내고 있는 시앙카라(26)씨는 “다니던 회사는 불법체류 외국인 6명이 회사를 그만둬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거센 저항으로 논란 확산= 재중 동포들은 지난 14일 국적 회복을 위한 헌법 소원을 제기한 뒤 3,000여명이 서울과 경기 지역 8개 교회에 나뉘어 나흘 째 단식 농성을 벌였다. 서울 명일동 명성교회에서 농성 중이던 중국 지린(吉林)성 출신의 재중동포 문분선(57)씨 등 7명은 이날 단식 후유증으로 탈진,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다. 이날 조선족 교회에서 열렸던 기자회견에 앞서 헤이룽장(黑龍江)성 출신 중국동포 이명숙(57)씨는 “한국에 시부모 땅이 있는데 그 분들이 돌아가시고 나니 찾을 수도 없다”며 “우리를 외국 사람이 아닌 동포로 대해 달라”고 울먹였다.
<고광본기자, 전용호기자 kbg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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