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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사태 100일만의 봉합이 남긴것(초점)

◎“경제 깊은상처” 치유가 더 문제/국가신용 하락·금융 혼란등 파탄직전까지/계량화땐 피해 수십조… 후유증도 심각할듯기아사태가 법정관리로 결말지어지기까지 1백일 동안 우리 경제는 너무 많은 대가를 지불했다. 경제가 파탄직전까지 몰리면서 국가신인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했다. 주가폭락, 환율과 금리 급등, 중견기업의 잇따른 부도 및 재벌기업의 부도설 등으로 금융시스템이 망가지고 외환위기가 코앞에 닥쳤다. 기아사태때문에 지불한 코스트를 숫자로 계량화하기는 어렵지만 국가경제에 미친 유무형 손실은 최소 수십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앞으로 기아가 정상화될때까지 추가로 얼마나 많은 비용을 감수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다. 이처럼 엄청난 국가적 손실을 불러온 기아사태에 대해 김선홍회장 등 기아 경영진은 경영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되었지만 1백일 동안 표류시킨 정책실패의 책임은 아무도 지려하지 않고 있다. 기아사태 표류로 가장 눈에 띄게 나타난 가시적인 손실은 주가하락. 부도유예협약이 적용되기 직전인 지난 7월14일 증시에 상장된 주식의 시가총액은 1백40조원(주가지수 7백64)이었으나 법정관리가 발표된 22일 시가총액은 1백12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주가가 바닥이었던 지난 20일에는 1백5조7천억원(주가지수 5백65)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만 30조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셈이다. 금융시스템이 망가지면서 잇따라 무너진 중견기업들도 기아사태의 장기화때문에 지불한 비용이라고 볼 수 있다. 쌍방울, 태일정밀, 바로크가구 등이 무너졌고 해태와 뉴코아가 은행의 긴급자금지원으로 겨우 목숨만 건졌다. 쌍방울과 태일정밀 부도로 인한 금융기관 부실채권만 2조원이 넘는다. 이와 함께 금융계에 부도리스트가 나돌면서 기업들의 자금조달비용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또 기아사태 후 외국의 신용평가기관들은 국내 금융기관 및 기업에 대해 재평가작업을 벌여 신용등급을 한단계씩 하향조정하고 있다. 그만큼 외자조달비용이 늘어나고 있다. 해외로부터의 외자조달이 줄어들자 환율상승압력이 크게 높아졌다. 정부에서 환율안정에 대해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15일 8백80원대를 유지하던 대미달러환율은 지난 21일 9백24원까지 치솟았다. 환율상승으로 환차손이 늘고 국내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자 외국투자가들이 대거 국내증시를 떠나면서 주식시장이 붕괴위협에 직면했다. 이처럼 기아사태가 곳곳에 주름살을 안겨주면서 경제성장률을 0.1%정도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치룬 기아사태의 비용은 수십조원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추가로 치뤄야할 비용이 얼마나 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기관 부실 및 금융시스템의 붕괴를 치유하기 위한 비용이 막대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의 문제는 과거처럼 유동성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금융시장의 불안감 확산으로 자금흐름이 경색된데 더 큰 원인이 있다. 따라서 과거와 같이 통화를 공급하는 등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데 심각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의 최공필 박사는 『이번 기아사태는 환율의 변동을 통해 국내금융시장과 해외시장이 직접 연결된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며 『과거부도사태와 달리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인해 앞으로 계량화하기 힘든 손실을 초래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아문제는 정부의 정책 실기로 인해 기업의 부실화에 그치지 않고 금융시장의 불안감 증대, 불신감 확산 등으로 경제전반에 심각한 후유증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이형주 기자> ◎기아사태의 일지 ▲ 7.15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대상 지정 (7월14일 주가지수 7백64.45, 환율 달러당 8백90.00원) ▲ 8.4 채권금융기관 1차 대표자회의 ▲ 8.26 환율 달러당 9백원 돌파. 달러당 9백3.40원 ▲ 8.30 주가지수 7백선 붕괴. 주가지수 6백95.37 ▲ 9.20 환율 9백10원 돌파. 달러당 9백12.50원 ▲ 9.22 기아그룹 전격 화의신청 ▲10. 6 기아그룹 화의고수 결정 ▲10.13 쌍방울그룹 화의신청 ▲10.15 태일정밀 부도유예협약 대상 지정 ▲10.16 주가지수 6백선 붕괴. 주가지수 5백79.25 ▲10.21 환율 9백15원 돌파. 달러당 9백15.50원 ▲10.22 정부, 기아 법정관리 및 공기업화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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