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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 대비 값 저렴"… FTA효과 나타나

■ 미 제조업체 한국 부품에 눈 돌린다<br>관세인하로 경쟁력 커져 중소업체 러브콜 잇달아<br>글로벌 기업 눈높이 맞게 생산체제 등 정비해야

중소기업인 SBB테크 관계자들이 할리데이비슨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인 할리데이비슨이 매출 15억원에 불과한 우리 회사 제품에 큰 관심을 보여 놀랐습니다."(최낙선 SBB테크 미주법인장)

세라믹 제품을 생산하는 SBB테크는 15일(현지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글로벌 파트너십'행사에서 할리데이비슨에 세라믹 베어링을 소개했다. 일반 금속 베어링에 비해 경량이면서도 내구성이 월등하다는 설명에 할리데이비슨의 구매담당자는 "처음 보는 기술"이라며 구매 검토를 약속했다.

한국 산업의 아킬레스건인 부품ㆍ소재 분야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중장비ㆍ자동차 등 미국의 주요 제조업체들의 글로벌 아웃소싱 노력이 가속화되면서 한국 기업들에 시장의 문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글로벌 경기둔화가 약이 됐다. 과거 품질이 좋고 공급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미국산 부품만을 고집하던 미국 전통 제조업체들이 비용 절감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인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기업은 먼저 중국과 인도로 눈길을 돌렸지만 마땅한 부품업체들을 찾지 못하자 한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북미에서 대중교통에 이용되는 버스를 생산하는 뉴플라이어는 2년 전부터 글로벌 구매에 나서 중국과 인도의 8개 업체로부터 부품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제품과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한 단계 수준 높은 부품이 필요하다고 판단, 한국 부품에 눈을 돌리고 있다. 아만 카푸르 뉴플라이어 전략소싱 매니저는 "비용절감을 넘어서 새로운 혁신이 필요한 때"라며 "한국산 부품을 아직 채택하지 않고 있지만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일본ㆍ유럽의 글로벌 기업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세계 농기계업체 2위인 일본의 구보타 미국법인의 조지프 우 이사는 "글로벌 구매를 결정하려면 부품의 가격적인 요소와 더불어 품질이 지속성 및 향상이 전제돼야 한다"며 "한국 부품은 단가에 비해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구보타와 거래하는 한국 기업은 지난 1년간 3개에서 6개로 늘었다. 특히 농기계 실린더는 지금까지 전량 유럽에서 조달하다 지난 5월부터 처음으로 한국의 중소기업 우영유압으로부터 공급받기 시작했다.

다음달부터 한국에 7,000만달러 규모의 상용차를 공급할 계획인 나비스타 역시 애프터서비스(AS)를 위해 한국산 부품 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리타 무어 나비스타 글로벌 공급 매니저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졌기 때문에 중국보다 한국에 먼저 진출한다"며 "장기적으로 다양한 국가와 FTA를 맺고 있는 한국에 조립 공장을 세워 아시아 수출 허브로 삼을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FTA 발효로 관세가 낮아진 것이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는 한국 중소기업들 역시 글로벌 기업들의 눈높이 맞출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국 및 세계 주요기업들을 뚫으려면 그들이 요구하는 품질과 더불어 효율적인 생산체제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모터사이클 업체인 할리데이비슨의 경우 한 개 모델의 생산 규모는 500~800대에 불과하다.

일부 국내기업들의 태도도 문제다. 바이어를 만난다고 무조건 해결되는 것이 아닌 만큼 그들의 관심을 끌 만한 프레젠테이션에 충실해야 하는데 최소한의 비즈니스 에티켓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KOTRA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행사에서 국내 기업의 대표가 바이어를 만나는 자리에 자신의 아들과 함께 너무 편한 차림으로 나타나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다"며 "글로벌 기업들을 상대하려면 거기에 걸맞도록 비즈니스 룰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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