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메르스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올 연말까지 10만명, 내년에는 20만명의 단체관광객을 모아 한국에 보내겠다."
한국에서는 메르스가 이미 '과거지사'가 됐지만 일부 다른 나라에서의 인식은 좀 다른 것 같다. #1은 지난 1~2일 관광교류단과 함께 일본을 방문했던 인사가 일본 관광업자에서 들은 이야기고 #2는 8월25~26일 중국에서 완다그룹 관계자를 만나 확인한 수치다.
중국의 반응은 한국인의 인식과 같다. 메르스는 한국에서 이미 흘러간 물이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은 8월에 지난해 수치를 회복했다. 기자가 만난 중국 관광업계 사람들도 괘념치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인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그들에겐 한국은 여전히 메르스에 묻혀 있는 나라다.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관광 외적인, 정치적인 면이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항일·반파시스트전쟁 승리 70주년 열병식 참석에서 보듯 한중 관계는 점점 좋아지고 새로운 시대로 나가고 있다. 서로 만나고 방문해야 정이 쌓이는 법이다. 이것이 일본의 일부 우익에게는 불만인 듯하다. 항일승전이라는 것이 결국은 일본을 대상으로 하니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그들이 고운 심정일 리가 없다. 이런 인식이 관광에서도 그대로 투영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의 '메르스 (사실상) 종식' 발표에 대해 여전히 WHO 핑계다.
관광산업 측면에서 중국 측으로서도 한국으로부터의 관광객을 한 사람이라도 더 유치하는 것이 유리하다. 7월 방중 한국인은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하는 등 메르스는 중국 관광산업에도 타격을 입혔다(1~7월 누적으론 8.0% 증가). 하지만 일본은 아쉬울 것 없다. 한국인들의 일본 방문은 사상 최고의 호황이기 때문이다. 1~7월 일본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은 316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가 급증했다. 여행사 하나투어의 8월 일본여행 상품은 지난해보다 55.7%나 더 팔렸다.
덧붙여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올 들어 7월까지 중국인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1% 줄어든 325만명, 일본인은 23.1%가 감소한 102만명이었다.
관광업계는 일본에 대해 불만이다. 여전히 방사능을 피워대는 나라가 있지도 않는 메르스로 이웃 나라에 시비 거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본 측이 메르스 종식 때까지 한국에 관광객을 보내지 못한다면 한국 측은 '방사능 종식' 때까지 안되는 것으로 맞대응해야 할까. 기자만의 옹졸한 생각일까.
이웃 나라에 대해 폐쇄적으로 변하는 일본인의 사고방식이 아쉽다. 일본인은 한국 방문을 줄인 것과 함께 중국도 덜 찾는다(1~7월 전년 대비 7.4% 감소). 중국에는 메르스도 없다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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