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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복수노조 시대, 위기인가 기회인가


흔히 '위기는 곧 기회다' 내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라'라는 말이 있다. 위기(危機)는 위험한 고비나 시기를 뜻하며, 기회(機會)는 어떠한 일을 하는 데 적절한 시기나 경우를 뜻한다. 즉, 위험한 고비나 시기가 오히려 어떠한 일을 하는 데에는 적절한 때라는 말도 된다. 이는 복수노조 시대를 맞는 노사 모두에게도 의미가 있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노동계의 경우에는 지난 1989년 19.8%에 달하던 노조 조직률이 2000년대 들어 12% 전후로 낮아지다 2009년 말 기준 10.1%로 계속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7월1일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조직화가 불가능했던 사업장에서 조직화를 이루거나 이미 조직화가 된 사업장에서도 상급단체를 달리하는 노조를 설립할 수 있게 되면서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향상이라든지 노동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현재 노조 조직률이 10% 전후에 불과한 상황을 봤을 때,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된다고 해서 기존 미조직 사업장에서 과연 얼마나 노조가 조직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각 상급단체(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입장에서는 기존 산하 조직들이 분열되지는 않을 지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노사관계가 어떠했느냐에 따라 복수노조허용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기존 노조와 협조적인 관계를 유지하거나 휴면노조 등을 통해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왔다면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위기를 느낄 수밖에 없는 반면, 기존 노사관계가 경색돼 있다면 내심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회사 측에 협조적인 노조 출현을 기다리면서 이를 기회로 삼고자 할 것이다. 이에 2009년 당시 노사정이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다시 유예하느냐 마느냐의 기로에 있을 때 경영계가 한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7월1일 사업장 단위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미조직 사업장이건 조직 사업장이건 노사관계 환경은 급변할 수밖에 없고, 위기를 만드는 것도 기회를 만드는 것도 모두 당사자에게 달려 있는 상황에서 노와 사는 각자 자신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자기 할 일을 하는 수밖에 없다. 노동계는 조직화를 위해, 내지 기존 조직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고 경영계는 기존 노사관계의 틀 안에서 복수노조 허용을 앞두고 기존 인사노무 관리체계나 조직문화를 점검해 복수노조 허용이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누구나 위기를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력하는 자만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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