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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미친 유가'엔 '착한 연비'로… "쏘나타 디젤 부활 시간문제"
[기업 에너지경영 올인] ■ 현대차 '디젤 시대 조기 개막' 승부수엑센트·i40 가능성 보이자 라인·모델 확대 검토 분주"수입차는 이미 디젤 전환 고객 잡기 위해 불가피"
김광수기자 bright@sed.co.kr
자료사진
국제유가 200달러 시대를 배제할 수 없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ㆍ기아차그룹은 '디젤차 시대 조기 개막'에 승부수를 걸었다. 가솔린 승용차 개발에만 집중했던 현대차와 기아차는 에너지 절감형 차량을 선호하는 시장의 강력한 요구를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다는 현실적 판단에 따라 디젤 모델 확대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수년 전 디젤 승용차 판매를 사실상 접었던 현대차가 다시 디젤 시장 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디젤 엔진의 엑센트 TV 광고를 재개하며 최고 23.5㎞/리터(수동변속기 기준)에 이르는 연비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국내에 디젤 라인업이 추가된 엑센트는 당시 디젤 판매 비중이 7.1%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에는 24.9%까지 급증했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i40도 연말까지 64.3%가 디젤로 판매되자 올 1월 i40살룬을 출시하며 조용하고 부드러운 승차감의 디젤차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디젤 승용차의 가능성이 보이자 현대차는 디젤 라인업 확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관건은 주력 차량인 아반떼나 쏘나타의 디젤 모델이 부활할지 여부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아반떼와 같은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i30에는 디젤이 출시되고 쏘나타와 같은 차급의 기아차 K5에는 i40에 달린 1.7리터 디젤엔진을 탑재해 최근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현대차가 결론만 내리면 연내에도 아반떼나 쏘나타 디젤 출시가 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현대차는 "아직까지는 디젤 모델을 확대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실현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 2005년 이후 베르나ㆍ아반떼ㆍ쏘나타 등 소형부터 중형까지 대부분의 세그먼트에 디젤엔진을 장착해 판매한 경험이 있다. 결과는 참패. 가솔린 차량보다 비싼데다 시끄럽고 승차감도 좋지 않다는 인식 탓에 디젤모델의 판매 비중은 2~3%에 그쳤다.
현대차는 이후 승용차 시장에서 사실상 디젤 판매를 접고 대신 하이브리드와 수소연료전지차량 개발에 집중했던 것.
그러나 현대차의 생각은 최근 들어 바뀌고 있다. 소비자들이 고유가에 피로감을 호소하며 고연비 차량을 선호해서다. 이미 수입차 시장은 지난해 디젤차 위주로 급격하게 전환됐다. 지난해 판매된 수입차 중 디젤차량은 3만6,931대로 판매 비중이 35.2%에 달했다. 디젤 차량의 판매 신장률 역시 전년 대비 60.5%로 급증 추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 입장에서는 고유가 시장 환경에 대비하는 한편 고연비를 따져 디젤 수입차로 이동하는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라도 디젤 라인업 확대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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