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연기금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1조1,080억원을 팔아 치웠다. 지난해 12조8,045억원 순매수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연기금은 일반적으로 주가가 저평가됐을 때 적극적인 매수세를 보이지만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관망세를 보이는 것이다.
하지만 업종 대표주에 대해서만큼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이달 5일까지 연기금은 전기전자(IT) 업종 대표주인 삼성전자를 1,689억원어치 사들인 것을 비롯해 포스코(564억원), 한국전력(391억원), NHN(370억원) 등을 주머니에 담았다. LG화학(359억원), 삼성화재(280억원), 대한항공(225억원) 등도 매수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모두 각 업종을 대표하는 종목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연기금은 대표적인 가치투자자로 업종별 우량주에 투자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증시가 약세를 보이자 가격이 싸진 우량주에 대한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연기금이 아직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국내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진 만큼 6월 이후 본격적인 매수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박성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8.41배 수준으로 절대적으로 싼 것은 아니지만 2008년 이후 연기금이 가장 많은 매수를 보였던 구간"이라며 "앞으로 연기금이 매수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또 "그동안 연기금의 매수세가 강할 때 주가가 바닥을 다지는 모습인 만큼 국면 전환의 신호탄으로 연기금의 방향성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