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주식워런트증권(ELW)시장의 건전화를 위해 시장 진입장벽을 대폭 높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KRX)는 하반기부터 ELW 투자자들이 기본 예탁금 1,500만원을 내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ELW 건전화 방안’을 19일 발표했다. ELW는 주식과 달리 시장예측과 상품구조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상품으로 그동안 대형 기관들과 스캘퍼(초단타 매매를 하는 전문투자자), 외국인들은 수익을 내온 반면 개인들은 손실을 입는 ‘개미들의 무덤’으로 알려져 왔다. 이에 금융당국이 무분별한 개인들의 투자에 따른 피해를 막기 위해 시장 참여요건을 대폭 강화했다. 김학수 금융위 자본시장과장은 “ELW시장 과열에 따른 투자자 손실이 문제시되고 일부 증권사의 스캘퍼 우대조치로 시장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이 같은 개선안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우선 지금까지 ELW 투자시 일정한 교육만 이수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1,500만원의 기본 예탁금을 내야 한다. 이는 옵션 매수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앞으로 개인들은 ELW나 옵션 등 파생상품 투자시 다소 부담을 안게 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적은 돈으로도 ELW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개인 입장에서 적지 않은 규모의 예탁금이 부과되면서 시장진입에 부담을 안게 됐다”며 “앞으로는 유동성공급자(LP)와 스캘퍼, 일부 ‘큰 손’ 개인 투자자 위주로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 행사 가능성이 희박한 극외가격(기초자산 가격과 권리행사 가격 간의 비율이 85% 미만) ELW 발행도 제한된다. 극외가격 ELW는 예상하지 못한 시장의 급등락이 나타나면 ‘대박’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사행심리를 부추겨온 만큼 이를 없애겠다는 당국의 의지가 반영됐다. 개선안에는 스캘퍼들의 혜택을 줄이고 일반투자자들도 스캘퍼처럼 전용선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시장 참여자들 간에 차별대우의 소지도 없앴다. 스캘퍼들은 그동안 전용선을 통해 일반투자자보다 빠르게 주문을 제출할 수 있었고 주문 처리과정에서도 일부 체크항목을 생략하거나 별도 원장(가원장)을 거치면서 상대적으로 간소한 거래가 가능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캘퍼들도 주문 처리시 수량한도∙계좌번호∙매매종목 등 유효성 항목을 반드시 체크해야 하며 일반투자자들도 증권사와 개별 계약을 맺어 전용선 설치나 가원장 선택이 가능하도록 했다. 금융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에게 합리적 범위 안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허용하되 일반투자자도 원할 경우 같은 여건에서 투자할 수 있게 했다”며 “증권사 주문접수 이후 KRX에 호가가 제출되는 과정에서 속도차이가 나지 않게 해 공정한 경쟁환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개선안은 오는 6월 중 거래소 규정 개정 후 7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ELW시장은 개인들이 무조건 피해를 보는 불평등한 곳이었다”며 “이번 조치로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외국계 증권사 담당자는 “이번 조치는 소액투자자들의 투자기회를 배제시킨 것”이라며 “업계의 의견수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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