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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매도가 시작되면서 주가 조정 폭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좋으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한편으로는 그동안의 주가 상승에 대한 차익을 실현하는 측면까지, 외국인 매도의 이유는 분명하다.
원화 강세까지 감안하면 당분간 외국인의 매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거기에 중국 정부의 3중전회에서 최근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와 경제 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로 경기 부양보다는 구조조정에 대한 정책이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큰 것도 리스크다.
그렇다면 외국인들의 한국 시장에 대한 장기적 시각이 변한 것일까. '버냉키 쇼크'라 이야기되는 미국의 양적완화 종료에 대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발언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이머징국가들의 상황은 크게 차별화됐다.
인도ㆍ인도네시아ㆍ브라질ㆍ터키 등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원자재 수출에 크게 의존하는 나라들은 외국인 매도세가 지속되고 환율 약세가 진행됐다. 반면 한국ㆍ대만ㆍ싱가포르ㆍ홍콩같이 경상수지 흑자가 크고 공산품 수출이 전체의 50%를 넘는 소위 아시아신흥공업경제권(NIES) 국가에 대해서는 외국인 매수와 환율 강세가 지속됐다.
한국인의 시각에서도 해외 투자를 한다면 마찬가지 입장일 것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과 중국의 구조조정을 감안하면 선진국에 대한 투자나 선진국에 대한 수출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나라를 선호할 것이다.
길게 보면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단기적으로 한국ㆍ대만ㆍ홍콩 같은 시장에서는 주가 상승에 대한 조정이 불가피하겠지만 글로벌 경기의 회복 추세가 진행되면서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될 것을 감안하면 글로벌 투자자의 선택은 손쉽게 예상된다.
즉 한국이나 대만과 같이 주식시장이 저평가됐으면서 경기 회복의 수혜가 큰, 수출 비중이 높은 나라들에 대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종합해보면 외국인 매수세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중요한 것은 여전히 경기 회복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의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으며 과거 경기 회복기에는 어김없이 미국의 연말 소비는 긍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외국인 매도가 나오고 주가가 조정받는 요즘이 우량주의 매수 시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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