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려면 기초연금이라는 나무만 보지 말고 국민·기업의 부담과 사회보장 재정이라는 숲도 함께 살펴야 한다. 우선 나무를 보자. 65세 이상 노인의 70%에게 매달 20만원씩 기초연금을 주자는 민주당안은 오는 2020년 18조원, 2060년 266조원이 든다. 국내총생산(GDP)의 0.8%, 2.8% 규모다. 국민연금 가입기간에 따른 차등 지급안보다 2060년 40조원, 국민 1인당 200만원의 세금이 더 든다. 정부여당안도 행복연금위원회안보다 135조원(1인당 세금 675만원)이 더 들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소득·재산이 웬만큼 있어도 70% 노인에게 연금을 주도록 설계한 탓이다.
이제 숲을 보자. 정부가 공공사회복지 지출에 필요한 사회보장 재정규모를 추계해보니 지난해 GDP의 9.8%(130조원)에서 2060년 29%(2,727조원)로 늘어난다. 각종 공적연금과 건강·고용보험, 기초수급자 생계비 등 기초생활보장과 기초노령연금·무상보육 지원 등을 합한 것이다. GDP 대비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절반에서 복지선진국인 스웨덴 수준으로 올라간다. 조세부담률이나 연금·건강보험료율을 2~3배 올려야 가능한데 급속한 인구 고령화와 성장률 둔화가 벌써 발목을 잡고 있다. 여야정이 기초연금 도입방안 합의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국민부담과 기초연금, 더 나가 사회보장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감안해 법을 만들기 바란다. 다음 정부와 미래 세대에게 과중한 짐을 지워서는 안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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