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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 TV G의 경우 일반 TV와는 다른, 새로운 기능이 모여있는 상품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TV 본연의 기능뿐만 아니라 다른 기능도 확장해 나간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상품명을 굳이 TV로 한정할 필요도 없겠네요"
지난달 중순 서울 남대문로 LG유플러스 사옥의 한 회의실에서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주제는 LG유플러스의 스마트 인터넷TV(IPTV)인 U+ TV G. 10여명의 참가자들은 이 서비스의 본질부터 부족한 점, 개선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LG유플러스 내에 꾸려진 'U+ 얼리어답터'다.
지금까지 열린 토론회는 20여 차례. LG유플러스 직원이라도 아무나 참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참가 지원서로 어떤 정보기술(IT) 기기와 서비스를 이용하는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한 후 자격이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얼리어답터 자격을 인정받은 50여명에게는 전시회 관람ㆍ문화 체험ㆍ신제품과 서비스 등 새로운 트렌드를 접할 우선권이 주어진다.
참여자의 소속은 제 각각이다. 통신망이나 콘텐츠, 고객관리 등 다양한 사업팀 직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직접 개발하지 않은 서비스를 놓고 토론하다 보니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IT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직원들의 참가율이 높다.
이날도 U+ TV G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고객관리솔루션팀의 정지선 씨는 "U+ TV G에는 기능이 충분히 많은데 기능 간의 연결, 애플리케이션 간의 연결이 잘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성욱 응용컨텐츠사업팀 과장은 "한 곳에서 콘텐츠를 구입했으면 어느 기기에서든 다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게 기본인데 잘 안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자 곧바로 참가자들 중에서 "TV 셋톱박스에 저장해놓을 수 있도록 개선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추가됐다.
기발한 아이디어도 제시됐다. 안상국 스토어사업팀 대리는 "자동차의 블랙박스가 가정의 TV와 연동된다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눈이 오는지, 차량 주변에 우려되는 상황은 없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혹은 TV를 보다가 벨이 울리면 TV로 바로 문 밖을 확인하고 리모콘으로 문을 열어주는 일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출시 전의 제품ㆍ서비스가 U+ 얼리어답터를 거쳐 바뀐 모습으로 출시되기도 한다. U+ 얼리어답터의 운영을 전담하고 있는 김동진 SD개발본부 UX개발센터 UT팀 과장은 "매 회 논의된 내용이 경영진에 보고된다"며 실제 개선된 사례를 설명했다. 예를 들어 LG유플러스가 구글과 함께 개발한 U+ TV G는 U+ 얼리어답터 모임을 거쳐 사용자환경(UX)을 대폭 개선했다.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플러스 박스는 얼리어답터들의 평가를 통해 사용자환경(UI)을 개편했다. 별다른 설명 없이 아이콘만 표시된 메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반영된 것. 또 기프트유, 스마트 보험 AD 등의 서비스는 얼리어답터 그룹의 논의를 통해 서비스 이름이 지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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