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청와대가 차기 한은 총재로 이 전 부총재를 지목하자 한은은 크게 술렁거렸다. 차기 총재 후보감 가운데 김 총재와 가장 '반대 색깔'의 총재가 올 것이라는 소식에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임원과 국장급들의 거취에 대한 설왕설래가 오갔다. 실제 이런 이유에서 이 내정자의 선임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도 있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외부인사보다 한은 출신이 온다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이 내정자가 퇴임식에서 김 총재에 반기를 드는 발언을 했던 것을 기억하는 직원들은 향후 조직 및 인사에 대해 불안감을 보이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총재는 취임 이후 한은 개혁을 내걸면서 강도 높은 조직개편과 외부인사 수혈, 기수를 무시한 파격적 인사를 진행해왔다. 이 전 부총재는 이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간접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 때문에 한은 조직이 다시 한번 '반대 방향으로' 대대적인 인사광풍에 휩쓸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벌써부터 이 전 부총재 퇴임 이후 주요 보직에서 제외됐던 연세대 출신이 대거 승진할 것이라는 설익은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 내정자는 무엇보다 개혁 피로감을 느끼는 한은 조직의 안정감을 높이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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