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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입력2003-06-02 00:00:00
수정
2003.06.02 00:00:00
임웅재 기자
■매혹의 질주, 근대의 횡단 박천홍 지음/ 산처럼 펴냄
개화와 진보의 상징이었던 철도가 어떻게 봉건사회를 붕괴시키고 새로운 근대 세계를 열어 왔는지 보여준다. 특히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해 철도가 건설된 식민지 조선에서 1899년 경인선 개통이후 철도가 어떻게 `수탈과 억압의 도구`로 변해왔는지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저자는 어릴적 철도에 대한 남다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철도사`를 완성한다는 사명감으로 19세기말에서 20세기 중반까지의 국내외 철도관련 사료를 거의 섭렵하고 있다. 철도에 대한 기록을 처음으로 남긴 김기수의 `일동기유`에서부터 이상, 염상섭, 이기영 등 근대 문인들의 작품은 물론 헐버트, 비숍 등 외국 여행가가 남긴 여행기, 수필 등 다양한 기록들이 총동원된다.
저자는 산업혁명의 상징인 철도를 전면에 부각시키는 작업을 통해 그것이 근대화의 핵심이었으며 사람들의 시공간에 대한 관념과 전통 생활풍속까지를 일시에 뒤바꿔버린 `혁명적인 도구`였음을 강조한다. 책 제목과는 달리 철도가 주는 문명의 혜택과 성과보다는 시간적ㆍ지리적 공간의 파괴에 따른 부정적인 면이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점은 다소 부담스럽다. 남북철도 연결을 통한 `철의 실크로드`구상이 구체화돼 가고 있는 상황에 맞춰 철도의 미래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기대해 본다.
<임웅재기자 jael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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