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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상] LG화학 기술硏 한장선 박사

이달의 과학기술자상 7월 수상자로 선정된 LG화학 기술연구원 한장선 박사의 연구업적은 이건희 삼성회장의 `천재론`을 실감하게 해준다. `1명의 천재가 1만명, 10만명을 먹여살린다`는 전형적인 한 사례로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한 박사의 새로운 바인더 생산 및 공정기술은 높은 생산비용과 미흡한 기술로 사업포기까지 고려했던 회사를 관련분야 세계최고의 경쟁력있는 기업으로 만들어 놓았다. ◇불가능에 가까웠던 기술= LG화학은 고급인쇄용지 수요가 지속적으로 커지자 고급인쇄용지 코팅층에 사용되는 고효율 바인더 시장 진출을 결정하고 지난 94년 일본 제온(ZEON)과 기술협력을 체결, 이듬해부터 본격 생산에 들어갔다. 당시로는 획기적인 사건이었지만 막상 제지업계에서는 무덤덤해 했다. 기존 제품들과 비교해 우수한 점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산비용은 많이 들어갔다. 공장가동률이 40%를 넘지 못했다. 제지업계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물성은 코팅지의 광택, 접착력, 잉크 침투속도, 인쇄후의 광택 등인데 이들 물성들은 대부분 서로 반비례의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한쪽을 해결하면 다른쪽에서 문제가 생기는 현상이 반복됐다. 지난 40년동안 관련기술 분야를 축적해온 다우, 바스프, 라텍시아 등 외국업체들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었다. ◇물성 20%이상 높이고도 비용은 40% 절감= 한 박사는 이러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놓았다. 한 박사는 96년부터 이 과제에 본격 뛰어들었다. 목표는 기존 제품보다 20%이상 적게 사용하고도 동등이상의 인쇄 물성을 나타내는 기술 개발이었다. 결과는 목표 이상이었다. 물성을 20%이상 올리는 것은 물론 생산비용은 40%나 절감했다. 한 박사는 먼저 접촉효율을 높이기 위해 바인더 입자크기를 줄여 접착효율을 높이려고 했다. 그러나 입자가 적어질수록 펄프층에서의 유실성도 높아졌다.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한 박사는 바인더 입자 셀을 마치 양파처럼 만들어 정전기적 특성을 갖도록 했다. 소위 코어셀(Core-Shell)이라는 기술을 이 분야에 처음으로 적용, 마침내 99년 성공했다. 물성이 20% 이상 증가했다. 지금까지의 기술과는 완전히 다른 획기적인 것이었다. 관련 국내외 특허만 9건을 출원했다. 다음은 광택이었다. 한 박사의 또다른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일을 냈다. 코어셀 상태의 입자를 외부에서부터 안쪽으로 만들어가는 소위 역상 코어셀 기술을 적용했다. 이 기술도 인조안료 기술로 국내외 특허가 출원되어 있다. 지난해에는 이 기술로 정부로부터 신기술(KT) 인정을 받기도 했다. 생산공정효율 극대화 문제도 한 박사를 가로막지는 못했다. 반응ㆍ농축ㆍ탈취ㆍ저장 공정의 핵심이 얼마나 적은, 얼마나 높은 농도의 씨앗입자를 만드는 점에 착안, 한 박사는 35㎚ 크기의 씨앗입자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이밖에도 관련기술을 응용, 한 박사는 부수적으로 충격보강제도 개발했다. ◇엄청난 경제적 효과= 상업화가 완료된 2000년 LG화학의 생산규모는 연산 3만톤에서 6만톤으로 올라갔다. 현재는 8만톤 수준이다. 40%에 불과했던 가동률은 90%를 넘어섰다. 공장 증설이나 추가 투자 없이 공정 단순화 및 합리화를 통해서만 거둔 성과다. 수출도 크게 늘어났다. 98년 3,000톤에 불과했던 수출이 2002년 1만9,000톤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3만3,000톤을 예상하고 있다. 충격보강제 매출은 지난 96년 20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750억원까지 올라 LG화학을 이분야 세계 5대 업체로 자리잡게 했다. 인지도 상승은 금액으로도 환산이 어려운 성과다. 고품질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함에 따라 제지업계 기술자들은 한 박사와 LG화학에 대한 의존도를 점차 높이고 있다. 자신들의 공정에 맞는 제품을 별도로 개발해 공급해 달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 세계 3대 바인더 제조회사인 다우, 바스프, 라텍시아 중에서 중국에 공동투자해 공장을 건설하자는 회사도 나왔다. 또 제품 스왑을 통해 서로 장점을 극대화하자는 회사도 나왔다. [한장선 박사 인터뷰]"뒤집어 생각하기로 아이디어 얻어" “우리보다 수십년 먼저 연구를 시작하고 제품을 출시한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목표를 고유기술 확보로 정했지만 다들 불안했었습니다” 한장선 박사는 당시를 장거리달리기에서 앞서간 사람들의 뒷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과연 추월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번째 성공체험이 중요했습니다. 두려움을 잊고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습니다” 한 박사의 첫번째 성공비결은 뒤집어 생각해 보기. “사람들이 안된다고 하는 방법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매달리니 결국 아이디어가 생기더라구요” 그 때의 경험이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는 한 박사는 요즘 바인더를 통해 코팅층의 구조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이 기술이 확립되면 코팅층의 두께를 지금보다 크게 줄이면서도 인쇄 특성이 더 뛰어난 인쇄용지를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과 재활용 측면에서 파급 효과가 클 뿐만 아니라 전자 및 통신 분야 특수 바인더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다. 회사로부터 받은 보상에 대해 한 박사는 “물질적인 보상보다도 하고 싶은 연구를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 것이 최고의 보상”이라고 말했다. 한 박사는 “제가 한 일은 미미하고 모든 것은 이 분들의 열정과 또 보이지 않은 곳에서 저희들을 도와주신 분들의 정성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했다. (한장선 박사 이력) ▲ 60년 출생 ▲ 83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 85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사 ㈜럭키 중앙연구소 연구원 ▲ 95년 KAIST 화학공학 박사 LG화학 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 ▲ 2000년 LG화학 연구개발 우수상 <조충제기자 c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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