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라는 실업률과 전망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신규 일자리 수라는 지표상의 괴리는 그간 고용시장의 강력한 회복세를 확신해왔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지도부에도 혼란감을 안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다음달 1일 새로 의장에 취임하는 재닛 옐런 부의장에게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전문가들은 지난달 미 북동부 전역을 덮쳤던 20년 만의 강추위가 신규 고용을 움츠러들게 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강추위만으로는 고용지표의 혼선을 설명할 수 없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무엇보다도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지적돼왔던 노동시장 참여율의 감소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특히 교육과 헬스케어 등에서 일자리 증가가 2010년 9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건설·공장직 일자리도 모두 얼어붙었다"면서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노동시장 참여율이 문제의 근본 요인"이라고 전했다. 노동부가 공개한 노동시장 참여율은 62.8%로 1977년 12월 이후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이 같은 엇갈린 고용지표에 연준 지도부는 양질의 일자리 증가라는 새로운 과제는 물론 그간 실업률이라는 숫자에 너무 집착해온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앞서 9일(현지시간)에도 벤 버냉키 연준 의장과 옐런 차기 의장은 나란히 향후 미국 경제를 낙관하며 출구전략 가속화 전망에 힘을 실었다.
옐런 차기 의장은 이날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미국 경제는 3%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현재는 실망스러운 수준이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으면 연준이 목표로 삼은 2% 수준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실업률 6.5%, 물가상승률 연 2%를 달성할 때까지 저금리 등 통화완화를 유지하기로 한 상태다. 현재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1.1%선에 그치고 있다.
버냉키 현 의장도 긍정적인 시각을 재확인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버냉키 의장은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과 만나 "미국의 재정적자가 축소되고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미국 경제가 더 건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4~5년 내에 재정적자가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오히려 중산층의 소득하락과 고령화로 증가하는 건강복지 지출이 더 큰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자인 나라야나 코체를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준 의장은 9일 "낮은 물가상승률과 아직 높은 실업률을 고려하면 연준이 (경기부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있다"며 연내 양적완화 종료에 대해 연준 지도부가 완전히 합의를 이룬 것은 아님을 시사했다. 연준 내 양적완화 지지자인 그는 지금은 테이퍼링에 돌입해야 할 시기라는 점에 동의한다면서도 "연준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정책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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