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정 공동2위‥첫날부터 한국 돌풍

'코알라' 박희정(24.CJ)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 맥도널드LPGA챔피언십(총상금 160만달러) 첫날 선두에1타차 공동2위에 나서는 등 첫날부터 한국 돌풍이 일었다.

박희정은 11일(한국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골프장(파71. 6천40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컴퓨터 아이언샷을 앞세워 4언더파 67타를 쳤다.

5언더파 66타로 선두에 나선 제니퍼 로살레스(필리핀)에 1타 뒤진 박희정은 올시즌 개막전 우승자 카렌 스터플스(영국)와 함께 공동2위에 올라 지난 2년여동안 인연을 맺지 못했던 우승컵을 향해 순조로운 첫 걸음을 내디뎠다.

2002년 빅애플클래식에서 통산 2번째 우승을 차지한 뒤 침체에 빠졌던 박희정은이날 버디 찬스를 무려 14차례나 만들어내는 발군의 아이언샷이 돋보였다.

그린을 벗어난 4차례 위기에서 3차례를 1ｍ 안팎의 짧은 파 찬스로 막아낸 쇼트게임도 상위권 진입의 원동력이었다.

10번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박희정은 11번(파4)과 13번홀(파3)에서 잇따라 2.5ｍ버디 퍼트를 떨궈 기세를 올렸고 14번홀(파4)에서는 두번째샷을 핀 1ｍ 거리에 바짝붙여 가볍게 1타를 줄였다.

3번홀(파4)에서 티샷과 아이언샷이 차례로 깊은 러프에 빠졌지만 세번째샷을 1ｍ 안쪽에 떨어트려 고비를 넘긴 박희정은 6번홀(파4)에서 5ｍ 짜리 버디를 잡아내상승세를 이어갔다.

7번홀(파4)에서 볼이 보이지 않을만큼 두터운 러프에 빠진 탓에 1타를 잃었지만박희정은 9번홀(파5)에서 3ｍ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집어 넣어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감했다.

지난달 초 몸이 아파 한동안 고전했지만 최근 컨디션이 살아나고 있다는 박희정은 "버디 찬스가 많았는데 5개 밖에 넣지 못한 게 좀 아쉽다"며 "깊은 러프에 들어가면 1타를 손해보는 어려운 코스라 조심스럽게 경기를 풀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지은(25.나이키골프)도 '버디퀸'답게 6개의 버디를 쓸어담으며 3언더파 68타로 공동5위에 올라 연간 4개 메이저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 달성 가능성을 타진했다.

16번홀까지 5언더파로 공동선두를 달렸던 박지은은 티샷이 벙커에 빠진 17번홀(파3)과 아이언샷이 그린을 넘긴 18번홀(파4)에서 잇따라 4ｍ 짜리 파퍼트가 홀을 살짝 비켜가면서 2타를 잃어 아쉬움을 남겼다.

박지은은 "기대에 못미친 1라운드였다"면서도 "선두는 내줬지만 어쨌든 상위권"이라며 역전의 의지를 다졌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3언더파 68타로 박지은과 함께 공동5위에 포진, 대회 2연패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이 대회에서 LPGA 투어 첫 정상과 함께 메이저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우는등 강세를 보였던 박세리(27.CJ)도 2언더파 69타로 선전, 공동8위에 올라 최근 2개대회 연속 컷오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특히 박세리는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퍼트 난조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 반가운 소식.

3ｍ 안팎의 퍼트 실수가 많았던 박세리는 4개의 버디를 모두 3∼4ｍ 거리에서만들어냈고 그린을 벗어나 맞은 보기 위기에서도 중거리 파퍼트를 놓치지 않았다.

박세리 뿐 아니라 강수연(28.아스트라), 안시현(20.코오롱엘로드), 전설안(23),문수영(20) 등도 2언더파 69타를 쳐 무려 7명의 한국 선수가 10위 이내에 이름을 올려 18번홀 그린 뒤에 설치된 대형 순위표는 한국 선수 차지가 됐다.

한희원(26.휠라코리아), 김영(24.신세계)도 1언더파 70타로 공동8위 그룹에 1타뒤진 공동21위를 달려 언제든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준비를 갖췄다.

신인왕 레이스 2위 송아리(18.빈폴골프)는 72타를 쳐 신인왕 포인트 1위 안시현과 3위 전설안에 1타 뒤진 공동31위에 머물렀고 김미현(27.KTF)은 1오버파 72타로공동42위까지 밀렸다.

지난달 3일 칙필A채리티챔피언십에서 난생 처음 투어 대회 정상에 올랐던 로살레스는 보기없이 5개의 버디를 골라내며 단독선두로 나섰다.

박지은에 앞서 경기를 치른 로살레스는 까다로운 코스에서 철저하게 위험을 피하는 전략으로 착실하게 타수를 줄여 나갔고 16번홀(파5) 버디로 공동선두에 오른뒤 박지은의 뒷걸음으로 앉아서 선두가 됐다.

메이저대회에서 순위표 맨 윗줄을 차지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는 로살레스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구려고 노력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한편 작년 PGA 투어 그레이터하트퍼드오픈에 출전해 성대결을 벌였던 수지 웨일리(미국)는 17번홀(파.158야드)에서 7번 아이언 티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어 홀인원을 기록했다.

(서울=연합뉴스) 권 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