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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스 국채금리' 신흥국으로 번진다

독일·오스트라아·스페인 이어 폴란드도 3년물 -0.213% 발행

ECB 양적완화에 수요 급증… 과도한 부채로 자산버블 우려

세계경제 '최악 디폴트' 경고도


폴란드가 신흥국 중 최초로 마이너스 금리 국채를 발행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QE)로 채권 수요가 급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신흥국까지 마이너스 금리 발행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국채가 속출하면서 전 세계가 최악의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폴란드는 스위스프랑화 표시 3년물 제로쿠폰 국채 8,000만스위스프랑(약 894억원)어치를 -0.213%에 발행했다.

지난해 독일을 비롯해 오스트리아·핀란드·스페인 등이 마이너스 금리로 단기국채를 내놓은 데 이어 지난 3월 ECB의 QE로 이달 초 스위스가 10년물 국채로는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한 바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고위험 자산으로 간주되는 신흥국 국채가 마이너스 금리로 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폴란드 신용등급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평가 기준으로 'A-'로 독일의 'AAA'보다 6단계나 낮다. 이 같은 차이에도 ECB의 공격적 QE가 국채 수요를 전례 없이 끌어올려 폴란드 같은 신흥국까지 마이너스 금리 국채 발행이 가능할 수 있었다고 FT는 진단했다. ECB는 경기부양을 위해 3월부터 총 1조1,000억유로에 달하는 대규모 국채매입을 시작했다.

폴란드는 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스위스프랑화 채권을 발행했다. 이번 발행금리인 -0.213%는 올해 초 스위스 중앙은행이 전 세계 최저 수준으로 낮춘 기준금리인 -0.75%에 비해 높아 스위스 투자자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HSBC의 파비앙 웰란다고다 이사는 "스위스프랑 국채시장에서 이번 마이너스 국채 발행 규모는 역대 최대"라고 말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이 아닌 폴란드는 ECB의 양적완화에 따른 통화절상 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 인하 등 적극적인 완화정책을 써왔다. 지난달에는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인 1.5%로 낮췄다.

M&G인베스트먼트의 마이클 리덜 펀드매니저는 "유럽 예금금리가 -0.2%이고 독일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인 -0.28%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앞으로 더 많은 사례가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경고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날 세계 채권시장에서 거래되는 마이너스 금리의 유로존 국채 규모가 2조유로(약 2,343조원)에 육박한다며 이는 유로존 전체 국채의 30%를 넘는다고 보도했다. 미국 제프리투자은행에 따르면 독일 국채의 70%가 마이너스 금리로 거래된다. 프랑스의 마이너스 금리 국채 비중은 50%에 달하며 재정위기를 겪은 스페인 국채도 17%가 마이너스 금리다.

신문은 "이런 상황은 유례가 없던 일"이라며 "몇몇 유럽 채권시장에서는 디폴트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재정위기에 몰렸던 유로존의 국채 수요가 폭증한 것은 경제여건이 그만큼 호전됐다고 인식될 수 있지만 사상 초유의 금리 기조가 보내는 신호는 정반대라고 강조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민간 부문 대신 정부가 나서 빚을 대거 늘렸고 신흥시장이 미국과 유럽 대신 막대한 채무를 끌어안았다. 그 결과 주요7개국(G7)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부채 비율은 120%로 금융위기 이후 4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으며 민간 부문의 총부채도 30% 증가했다.

텔레그래프는 중앙은행이 저금리 기조 아래 QE로 공급한 값싼 부양자금과 시장 개입이 결국 자산 거품을 일으키고 있으며 이 중 절반이 채권시장 버블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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