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꽃과 화장품은 닮은 점이 많다. 둘 다 때로는 사랑스럽고 때로는 유혹적이다. 개인이 누리는 작은 사치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수만가지 색으로 여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점 역시 공통점이다. 이처럼 서로 닮은 꽃과 화장품이 올 가을 만났다. 바로 세계적인 플로리스트 제프 레섬(사진)과 LG생활건강 VDL이 협업을 통해 내놓은 '블러썸 컬렉션'을 통해서다.
레섬은 최근 서울의 한 플라워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향수와 향초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지만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같은 색조 화장품을 만드는 작업에 참여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VDL과 협업을 통해 탄생시킨 블러썸 컬렉션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VDL과 공동 작업은 흥미롭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며 "이번 블러썸 컬렉션에 대한 모티브도 평소 스타일링할 때 즐겨 사용하는 꽃인 수국과 장미에서 얻었다"고 설명했다.
레섬은 플라워 업계에서 유명 인사다. 파격적인 시도와 개성 있는 연출을 하면서도 세련미와 기품, 화려함을 잃지 않아 '꽃의 마법사'로 불리기도 한다. 그의 시원스럽고 개성 있는 플라워 스타일링 방식은 '제프스타일' '락앤롤 스타일'등으로 따로 불릴 정도다.
레섬은 현재 프랑스 파리 포시즌 조르주상크 호텔에서 아트디렉터를 담당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9년부터 신라호텔의 웨딩플라워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또 버버리와 알렉산더 맥퀸, 지방시, 엠마누엘 웅가로 등 명품 브랜드와 손잡고 새로운 무대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의 딸 첼시, 헐리우드 톱스타 에바 롱고리아, 장동건ㆍ고소영 등 유명 인사의 결혼식에서 꽃장식을 맡으면서 유명세를 얻었다.
놀라운 점은 세계적인 플로리스트로 인정받고 있지만 단 한번도 플로리스트로서 정규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 18년 전까지만 해도 그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패션모델이었지만 우연히 꽃집을 운영하는 지인의 부탁으로 결혼식 꽃 장식을 맡았다가 꽃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하지만 오히려 정규교육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차별화된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개성을 중시하는 레섬은 유행을 지나치게 따르는 여성들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 여성들이 피부색에 얽매이지 말고 새로운 색상을 과감하게 시도했으면 좋겠다"며 "도전은 화장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