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심우용 부장판사)는 SK텔레콤이 바이버를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바이버 앱을 국내에 배포해서는 안 된다고 보고 국내 다운로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도 취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소송 대상이 된 특허기술은 모바일 메신저 앱을 설치할 때 이미 휴대폰에 저장된 이름과 휴대폰 번호 등의 주소록 정보를 불러와 메신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주소록으로 재편성하는 기술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006년 이 특허를 출원했으며 2013년 바이버가 자사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이용해 서비스하고 있다는 내용의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바이버가 사용하는 주소록 재편성 방법이 SK텔레콤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바이버가 이동통신 단말기의 전화번호를 인증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전화번호 외에 여러 내용이 저장된 단말기에서 전화번호 등만 추출해 새로운 주소록으로 재편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앱 제작과 전송이 모두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국내 특허권의 영향이 미치지 않는다는 바이버의 주장에 대해 "제작과 전송은 해외에서 이뤄져도 주소록 재편성 방법을 사용하는 행위는 국내에서 이뤄진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SK텔레콤이 바이버를 상대로 승소하면서 카카오톡 등 다른 모바일 메신저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차이는 있지만 다른 모바일 메신저도 단말기에 저장된 내용을 추출해 메신저용 주소록을 재편성하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번 소송은 바이버가 SK텔레콤의 특허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한 것에 대한 정당한 지적재산권 보호활동"이라며 "메신저 서비스를 막기 위한 소송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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