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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國답지않은 미국의 간섭

한국의 구조조정에 대한 미국의 감시와 간섭이 더욱 조직적이고 치밀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의회와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개혁안에 잠정 합의하면서 IMF자금이 산업자금난 해소에 쓰여지는지를 감시하고, 이 자금이 산업에 쓰여질 경우 추가 자금지원을 중단하는 조항을 넣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IMF구제금융을 받는 타이 인도네시아 러시아 한국중 한국을 적시했다. 또 IMF구제금융 금리는 시장금리보다 3% 높게 적용하고 상환기간도 1~2년6개월로 제한하며 농산물시장 개방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있다. 까다로운 조건을 단 것만도 불쾌하기 짝이 없는데 유독 한국을 명시함으로써 자존심까지 상하게 되었다. 이같은 치욕적인 조건은 한국의 구조조정에 대한 불신이 배경에 깔려 있는지 모르나 형평성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며 대외신인도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뿐만아니라 구조조정 추진에 적지않은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미국이 한국을 거명하면서 감시압박을 가하는 저의가 의심스럽다. 미국이 한국을 경쟁상대로 두려워하고 겁을 주려하는 것인지, 이니면 그들의 말을 잘듣는 한국을 만만히 보거나 깔보고 있는 것인지. 어느 쪽이든 미국의 간섭은 대국답지 않아 보인다. IMF자금이 국내 산업의 자금난 해소에 쓰여서는 안된다고 전례없이 한국만을명시한 것은 한국 산업의 경쟁력강화를 저지하려는 속셈이 깔려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은 진작부터 자동차 철강 반도체 등 한국의 주력산업의 확장과 경쟁력제고 노력에 각종 방법을 동원하며 제동을 걸어왔다. 여기에는 미국 관련 업계의 과잉 반응과 로비도 적지 않았다. 결국 미국은 자국이익과 자국 산업보호에 집착하여 개도국 산업을 성장 못하게 억압하려는 의도를 내보인 것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는 IMF체제 초기에 제기되었던 음모론과도 맥이 통하는 것이다. 한국을 얕보고 그런 조건을 달았다면 미국은 더욱 대국답지 못하다. 한국은 IMF프로그램을 어느 나라보다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오히려 지나칠 정도로 협력하고 있다. 대량 실업의 고통을 견디며 금융 기업구조조정을 착실이 추진하고 있으며 노동시장 유연성도 확보해가고 있다. 초기 지원자금 210억달러를 약속대로 보유외환 쌓기에 사용했다. IMF처방이 현실에 맞지 않고 잘못되어 있다고 증명되었어도 반대나 항의, 재협상 요구를 하지 않고 묵묵히 실천만 해왔다. 그래서 미국 정부나 IMF측이나 학계에서 한국의 개혁을 칭찬했던 것이 아니겠는가. 그럼에도 이제 감시 간섭하겠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같은 독소조항 때문에 한국인의 심정을 사납게 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자칫 반미(反美), 반(反)IMF 감정을 촉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미국이 적절한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트루먼쇼' 16일 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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