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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락의 ‘통하는 SNS’] (3) 오프라인 소재와 SNS를 융합하라




학교와 학원을 마치고 돌아온 한 아이에게 엄마는 안부도 묻지 않고 ‘늦었으니 빨리 잠을 자라’고 재촉한다. 아이는 “내가 엄마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은 ‘학교 잘 다녀왔니’라는 말이예요”라고 고백한다. 부모가 이혼한 후 엄마를 그리워하는 한 아이는 “내가 엄마에게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은 ‘사랑하는 우리 아들’”이라고 평소 하고 싶은 말을 고백엽서에 담았다. 아빠 생전에 심하게 대들었던 한 청소년은 “내가 아빠에게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말조심 할 께’라는 말”이라며 때늦은 반성의 고백을 담담하게 적었다.

SNS로 공유하는 청소년들의 고백엽서(위 첫번째 사진)에서 만난 사연들이다. 청소년 자신만의 언어로 고민과 감정을 표현하는 고백엽서는 지난해 5월부터 오프라인 엽서 접수를 시작해 올해 5월 중순부터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공유되고 있다. 오프라인 고백엽서가 SNS와 융합한 결과는 놀라왔다. 이벤트 도움 없이 오픈 10일만에 16만명이 참여하게 되었고, 현재는 팬수 20만명, 순방문자 230만명, 평균 댓글 1,460여개, 공감수 735명에 달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단순 참여 숫자만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자신들의 애환을 나누고, 배우고, 소통하는 공간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기에 더욱 값지다. 부모들에게는 자녀의 고충을 이해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다.

현대해상이 교육부와 청소년폭력예방재단과 함께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들의 고백엽서가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먼저 학교폭력의 근본적인 문제가 소통부재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청소년들만의 아주 사소한 고백을 훈계가 아닌 공감의 마음으로 경청하고 있다는 점이다. 둘째는 청소년들이 쉽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엽서형식을 취하고 있고, 10대 청소년들이 즐겨 공유하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그들만의 감성을 여과 없이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프라인 소재를 타켓에 맞는 SNS 채널과 융합하여 소통의 시너지를 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SNS 채널 자체에 머물면서 각종 이벤트를 기반으로 고객참여를 높이려는 기업과 공공 기관이 많다. 채널 활성화를 시도하는 것은 유익하지만 자칫 채널에 매몰되어 고객과의 진정성 있는 소통에 지장을 초래할 수도 있다. SNS 채널을 소통의 촉매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

오프라인 소통소재를 잘 활용하고 있는 기업으로 네파가 손꼽힌다. 네파의 경우 소비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를 서비스하는 기존의 패러다임을 넘어서 동영상 콘텐츠를 매개로 고객의 소리를 경청하고, 진심으로 대화하고자 비디오 블로그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네파는 자사제품의 홍보보다는 아웃도어 문화를 만들고자 등반, 익스트림, 캠핑, 자전거, 여행, 낚시 등 다양한 여가활동에 대한 오프라인 소재를 3~4분 분량의 동영상으로 제작, 네파TV(위 두번째 사진)라는 독특한 블로그를 통해 실시간 선보이고 있다. 이제는 아웃도어 관련 정보 외에 힐링투어 등 다양한 소재를 개발하여 KBS 등과 공동으로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등 성과를 높여 나가고 있다.

네파TV는 콘텐츠 컨테이너 박스 역할을 수행하면서 다른 SNS 채널과 연동하여 더욱 풍부한 소통소재를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네파는 보다 폭넓은 오프라인 영역에서 고객과의 소통소재를 찾았고, 이를 동영상으로 재미있게 구성하여 SNS채널 활성화는 물론 허브로도 활용되고 있어 독창적인 고객소통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네파는 몰라도 네파TV는 안다”고 할 정도로 특별한 광고나 이벤트 없이 입소문만을 통해 지금까지 1,300만명 이상이 네파TV를 다녀갔고, SNS를 운영하는 실무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독창성을 대변하는 교과서 같은 채널이다. 소셜브랜드에 성공한 보기 드문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그러나 네파TV가 처음부터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다. 기존 블로그 플랫폼에 익숙한 시각에서 보면 차별적인 모습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대해 방송PD 출신으로 네파TV의 산파역을 맡고 있는 박두병 리더는 “사실 아웃도어에 관한 콘텐츠는 외국자료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우리 실정에 적합한 아웃도어 콘텐츠를 만든다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건은 불리하지만 네파TV는 국내에 아웃도어 관련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소통하는 문화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달려가고 있다. 재미와 즐거움을 소재로 SNS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싶다” 고 말했다.

실제 네파TV에 가면 암벽등반이나, 캠핑, 자전거 하이킹 등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가 200여편의 동영상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어 여가현장에서 활용도가 높다. 실용적인 콘텐츠로 구성된 네파TV는 최근 네이버, KTX, 에브리온TV, CJ, 케이블방송 등 다양한 채널들과도 제휴하거나 제휴를 모색하고 있어 소셜플랫폼의 생산적 활용촉진의 대명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이런 활동의 중심에는 네파 고유의 오픈된 조직문화가 자리잡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유로운 문화는 고객을 대상으로 풍부한 소통소재를 만들어 내는 협업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실제 네파TV 기반 소셜미디어 운영진은 마케팅, 디자인, 용품, 영업, 경영지원실 등 전문성을 겸비한 27명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소비자와 통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융합형 소통소재를 전사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일깨워 주는 대목이다.

SNS 채널과의 융합은 SK텔레콤의 멀타이징 기법 도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과거에는 오프라인에서 광고모델을 선정하는 방식에서 SNS와 융합하는 독특한 기법을 활용했다. SNS를 통해 소비자들이 가장 마음에 드는 영상과 모델을 고르는 ‘??플레이어’ 토너먼트를 진행해 6명의 광고 모델 중 소비자들의 호응이 가장 좋은 광고 모델을 선발하는 등 고객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멀타이징 기법은 SNS상으로 컨텐츠를 먼저 공개하고, 차후에 TV와 극장과 같은 전방위 매체(Multi Media)를 통해 확대 및 재생산하는 방식을 활용한 것이다. 온라인이나 SNS 상에서 광고영상을 노출하고 고객들의 댓글이나 반응이 좋은 컨텐츠를 TV나 극장광고로 온에어 하는 기존과 차별화된 방식을 취했다. 이 ‘??플레이어’ 토너먼트는 약 3만 3천 개의 댓글을 기록했고 지난 5월 유튜브 조회수 약 400만 회를 기록하며 누리꾼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얼마 전 부산시청은 SNS에서 맺은 친구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여 부산을 알리면서 자연스럽게 만남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청춘소개팅’ 프로그램(위 세번째 사진)을 진행했다. 또 페이스북 2만팬 맞이 기념 이벤트 역시 단순한 경품성 이벤트가 아닌, 운영자와 함께 떠나는 부산 1박2일 추억여행을 선물했다. 페이스북 팬이 친구를 초대해 이벤트에 참여하고 당첨된 팬과 친구가 운영자와 함께 1박 2일동안 부산을 여행한다는 컨셉은 오프라인 소재와 SNS가 융합하여 성과를 거둔 성공사례다.

국내 300대 기업(관)의 SNS 채널을 분석해 보면 소통소재가 비슷하고 아직까지 빈약한 수준이다. 진심의 소통을 목적으로 한다면 우리 주변에 소재는 얼마든지 발굴할 수 있다. SNS 채널 자체의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소통하고자 하는 매개체를 어떻게 SNS 채널과 연계하여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선행돼야 한다. 소통은 목적이고 소셜은 도구다. 소통은 고객과의 끊임없는 여정인만큼 소통이라는 숲을 보면서 소셜이라는 나무를 키워 나가는 활동이 소비자와 통하는 지속 가능한 소통방정식이다.

한국인터넷소통협회 부회장 /S&S 코칭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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