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수력원자력이 국내 최초의 상업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를 폐로하기로 결론 내렸다. 지난 12일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에너지위원회가 결정한 고리 1호기의 폐로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한수원은 16일 이사회를 열어 폐로를 위해 고리 1호기를 2017년 6월 영구 정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수명을 다한 원전은 사업자가 계속 운전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하면 원안위가 안전, 기술적 타당성을 검토해 계속 운전을 결정한다. 하지만 한수원이 계속 운전 자체를 신청하지 않기로 하면서 이 같은 절차 없이 고리 1호기는 1차 계속 운전 기한인 2017년 6월18일까지 가동된 뒤 영구 정지된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가 설계수명(30년)에 더해 한 차례 계속 운전(10년)한 노후원전으로 계속 운전을 하는 것보다 폐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한수원 이사회는 고리 1호기 폐로 결정과 함께 정부에 계속 운전 기간을 기존 10년에서 20년으로, 계속 운전 신청기한을 설계수명 만료일 2년 전에서 5년 전으로 변경하도록 원자력안전법 시행령 수정을 요청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법상 원전 계속 운전 기간은 10년으로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다. 고리 1호기와 동일한 노형의 원전 5기도 미국에서는 계속 운전(20년) 승인을 받아 가동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원전도 기술적 안전이 담보되면 20년가량 계속 운전할 수 있다는 게 이사회의 판단이다.
이사회는 계속 운전 신청도 설계수명 5년 전에는 해야 한다는 입장. 수명이 다하기 최소 5년 전부터 원전의 기술적 안전성을 확보하고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장기적인 원전 가동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다.
한수원 관계자는 "계속 운전 기한을 20년으로 늘리는 대신 정기 안전성 평가 횟수를 늘릴 계획"이라며 "계속 운전 신청을 수명만료 5년 전에 하면 수명이 다하기 최대 10년 전부터 주민의 의견을 종합해 원전 운영에 반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