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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승객 하차후 사망하면 택시기사도 책임"

하차방지 노력·재탑승 유도·119 신도 모두 없이 현장 떠나

만취한 승객이 갑작스레 택시에서 내려 도로 위를 헤매다 다른 차에 치여 숨졌다면 승객을 놔 두고 가 버린 택시기사측에도 25%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단독 정창오 판사는 16일 택시에 탔다가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하차 후 다른 차에 치여 사망한 P씨 유족이 택시기사 박모씨와 소속 회사, 가해차량측 보험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박씨와 택시회사는 원고측에 1억2천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는 택시요금도 안 내고 하차한 P씨가 비정상적인 상태였음을 알았을 텐데도 미리 차량 뒷문을 잠그고 내리지 말 것을 경고하거나 하차후 탑승하라고 소리치지 않았으며 위험 상황을 119 등에 신고하지도 않은 채 현장을 떠난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P씨는 차에서 내린 지 1시간 후에야 사고를 당했지만 하차 장소가 도로에서 벗어나기 힘든 곳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박씨와 소속 회사는 승객의 사고를방치한 셈이다"며 "다만 P씨의 부주의와 과실 등이 인정되므로 피고들의 책임을 25%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해차량도 책임이 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 "자동차 전용도로를 달리는 운전자가 무단횡단하는 보행자를 예상해 급정차 할 의무는 없다"며 받아들이지않았다. P씨는 2003년 7월 술을 많이 마신 상태에서 고교 동창이 대신 잡아 준 택시를타고 귀가하다 자동차 전용도로인 자유로에서 택시기사 박씨가 차량을 세우자 가방을 놔 둔 채 갑자기 하차했다. 박씨는 백미러를 통해 P씨를 바라보다 택시를 몰고 떠났고 P씨는 1시간여 동안 방향감각 없이 자유로 부근을 헤매다 장항 인터체인지를 2㎞ 앞둔 지점에서 두 대의 승용차에 연쇄적으로 들이받혀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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