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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국산TV 한국서 사면 바보인 시대


"요즘 국산 TV를 한국에서 사면 바보라면서요." "저도 중국 알리바바에서 중국산 가전 싸게 나오는 것 있으면 사고 싶어요." "중고차를 해외 직구로 사려고 알아보고 있어요." "이번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밤을 새서라도 내년에 입을 아이들과 남편 옷을 싸게 사두려고요." "북유럽 생활용품 사이트 '스칸디나비아디자인센터'에서는 한국 소비자를 위해 무료배송도 진행 중이라 얼마 전 그릇과 카펫를 장만했는데 한국과 가격이 3배 이상 차이 나요."

국경 없는 해외 직구(직접 구매)가 전성기를 맞으며 온 나라가 직구족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같은 상품인데도 국내외 가격 차이가 많게는 10배까지도 나다 보니 스마트 소비시대에 해외 직구를 하지 않으면 이제는 '호갱(호구를 지칭하는 어수룩해 이용하기 좋은 손님)'이 되는 것 같아 너도나도 직구에 뛰어드는 분위기다. 과거에는 미국이나 일본의 유아용품·유아의류 등을 위주로 스마트맘들이 시작한 직구는 이제는 북유럽·중국 등 국경을 초월하고 아이템 역시 의류·신발·그릇·커튼은 물론 삼성 TV와 중고 자동차까지 모든 제품군으로 확대됐다.

지난 11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대부분의 품목을 50% 이상 싸게 판매하는 쇼핑 대목 '광군제' 때 국가별 주문 건수를 집계한 결과 한국이 10위에 올랐다. 한국 소비자의 중국 온라인몰 직구 규모는 지난해보다 2배나 늘었다. 미국에서 11월 마지막 주 목요일인 추수감사절 다음날 최대 규모의 쇼핑이 이뤄지는 '블랙프라이데이'에 직구 경험이 없는 한국 소비자들마저 직구에 뛰어들겠다는 설문조사가 나왔을 정도로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 유통업체들의 최대 이슈가 됐다.

가뜩이나 세월호 참사로 봄부터 소비가 꽁꽁 얼어붙어 내수시장이 위축된 마당에 국내 소비자들은 자꾸 해외로 빠져나가니 경기회복 속도가 더뎌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지금은 화장품·의류·생활용품 등을 위주로 이뤄지지만 타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많아지면서 해외 직구가 더 싼 국산 제품이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이렇게 되면 내수시장의 유통구조가 교란되고 국내 소비자가 외면한 토종 브랜드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유통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내국인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어떤 서비스와 마케팅을 펼쳐야 할지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더욱이 미국 아마존과 중국 알리바바의 한국 진출이 국내 유통망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속에 기업과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시장을 지키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통구조에 경쟁 제한적 요인은 없는지 살펴보고 개별소비세 인하 등을 통해 가격이 과도하게 높은 제품에 대해서는 가격을 낮춰 줄 필요가 있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기업들은 과도한 판매마진이 문제는 아닌지 면밀히 점검하고 국경 없는 무한경쟁 시대에 세계를 상대로 상품 및 기획 경쟁력을 높여야 직구 엑소더스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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