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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낯선 캐릭터 '프로 근성'으로 승부


[리빙 앤 조이]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낯선 캐릭터 '프로 근성'으로 승부 서필웅기자 peterpig@sed.co.kr 사진=이호재기자 "언젠가 만날 줄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만날 줄은 몰랐네요." 오는 7일 개봉하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의 두 주연배우 임수정, 정지훈은 이렇게 자신들의 인연을 반가워 한다. 한 사람은 떠오르는 젊은 여배우로, 또 한 사람은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젊은 가수로 정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두 사람. 영화에서 독특한 연인을 연기한 두 사람을 만났다. 박찬욱 감독이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해서 그런지 당차고 프로페셔널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임수정과 정지훈. 과연 그 말대로 젊은 열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두 사람이었다. 영군 役 임수정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시사를 끝내고 만난 임수정의 모습은 당당해 보인다. 영화 속에서 정신병자역으로 마음껏 연기역량을 뽐낸 그녀의 연기에 대해서 지금 영화계에선 각종 찬사가 쏟아지고 있는 중. 직접 만난 그녀에게 칭찬을 건네면서 “한없이 망가지는 역이라 여배우로서 부담되지 않았냐”라는 질문을 건넸다. 그러자 그녀는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데 그런 것 자체가 여배우의 비애다”라고 당차게 말한다. “저에겐 이런 연기가 큰 도전도 아니고 힘든 도전도 아니에요. 배역이 예뻐서 예쁘게 나온다면 모를까 연기가 예뻐야지 외양만 예뻐보이게 나온다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거든요”라고 밝힌다. “나도 그렇고 함께 출연한 정지훈도 그렇고 둘 다 예쁘고 잘생긴 배우는 아니잖아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는다. 영화 속에서 그녀는 자신이 사이보그라고 믿는 소녀 영군을 연기한다. 어떤 때는 손에서 총알이 나가고 또 어떤 때는 틀니를 끼고 형광등, 자판기와 대화를 하는 독특한 역할. 그녀는 “벽이나 자판기와 실제처럼 대화하는 장면은 리액션이 없기 때문에 쉽지 않다”고 연기의 어려움을 밝힌다. 하지만 이미 ‘각설탕’에서 말과 연기를 해 본 덕분에 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형광등의 입장이 돼서 하루 종일 불을 밝히면 얼마나 뜨거울까를 생각했어요.”라고 밝히는 그녀. “그렇다고 영화 속 환청이 들리는 일은 없었어요”라고 말하며 웃는다. 영군이란 역할이 워낙 독특한지라 참고할 만한 작품이 없었던 것도 큰 어려움이었다. 처음엔 조금 막막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우연히 촬영장을 찾은 송강호가 “백지 상태에서 마음껏 놀 수 있는 역할을 맡게 된 너는 행운아”라고 말해준 것이 계기가 됐다. 그 충고 덕분에 그녀는 마음껏 상상해 영군이란 인물을 창조하고 그만큼 자유롭게 연기했다. 함께 공연한 정지훈에 대해서 그녀는 “원래부터 팬이었고 공연 모습을 DVD 등을 통해 봤다”면서 “그 열정적인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나요”라고 말한다. “제가 출연한 ‘미안하다 사랑한다’의 이경희 작가가 정지훈씨가 출연한 ‘이 죽일 놈의 사랑’을 집필했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이경희 작가가 정지훈의 연기하는 자세나 노력 등을 많이 이야기했던 터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친숙했구요”라고 그와의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박찬욱 감독과 함께 하고 싶다는 것은 배우로서의 목적이었어요”라며 아직도 그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임수정. “'‘각설탕’을 시작으로 2~3년 동안은 제 가능성을 시험할 수 있는 작품을 선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 역시 그런 선택의 일환이었구요”라며 큰 포부를 숨기지 않는다. ‘각설탕’,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에 이어 황정민과 함께 ‘희망’ 촬영을 숨가쁘게 이어가고 있는 그녀. 그 실험이 끝나는 2~3년 후의 모습이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일순 役 정지훈 올해 참 그의 이름을 많이 들은 것 같다. 어떤 때는 ‘타임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뽑힌 가수 ‘비’로, 또 어떤 때는 ‘풀 하우스’, ‘이 죽일 놈의 사랑’ 등 히트 드라마에 출연했던 탤런트 정지훈으로. 이번에는 박찬욱 감독의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영화에도 도전한다. 그는 “워낙 박찬욱 감독의 영화를 좋아했다”며 “멋있는 역이나 몇 백억원이 제작비로 투입되는 영화로 첫 영화 출연을 하기 보다는 뭔가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영화 출연 계기를 밝혔다. 대형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에 출연제의도 여럿 들어왔지만 그래서 캐릭터와 시나리오가 독특한 이번 작품을 선택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자신을 사이보그라고 믿는 소녀 영군을 사랑하는 김일순 역을 맡았다. 김일순은 다른 사람의 능력을 훔칠 수 있다고 믿는 정신병자. 비록 정신병자이긴 하지만 그의 능력으로 점점 말라가는 영군을 감싸주고 보살펴주는 왕자님 같은 역할이다. 그는 “환자 갖지도 않고, 평범하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일순이라는 인물을 설명한다. “기존 캐릭터와는 전혀 틀리다는 점에서 끌리기도 많이 했지만 연기하기도 어려웠어요”라고 밝혔다. 함께 공연했던 임수정에 대해서 정지훈은 “연기의 큰 부분을 볼 줄 아는 배우”라며 말한다. “저는 작은 것에 매달리는 편인데 임수정씨는 큰 여백을 보면서 연기할 줄 을 아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 서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 도움을 많이 받은 것 같고”라며 임수정을 추켜 세웠다. 나이도 임수정보다 2살 어리고 연기경력도 짧은 정지훈은 이번 영화에서 그녀와 연기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고 한다. 가수로, 탤런트로, 또 영화배우로. 연예계에서 소문난 워크홀릭이긴 하지만 너무 바쁜 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도 좀 쉬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정지훈은 힘차게 고개를 가로 젖는다. “저는 하고 싶은 것만 하기 때문에 쉬고 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어요. 누구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고 너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냐고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을 뿐인걸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밝힌다. 다만 “잠을 좀 많이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다”고. “기회만 된다면 할리우드 진출 생각도 있다”고 당당히 자신의 포부를 밝히는 정지훈. ‘풀하우스’, ‘상두야 학교가자’등의 드라마가 해외에서 꽤 인기를 끌어서 배우로서의 지명도도 꽤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배우로 해외진출을 할 수 도 있다”는 의외의 사실을 밝힌다. 전방위로, 전전후로 오늘도 쉬지 않고 뛰는 그의 패기가 엿보였다. 입력시간 : 2006/12/13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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