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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0월 1일] 지식재산기본법에 미래 달려

영토크기로 우열을 가르던 지난 2,000년의 농경시대 내내 우리는 2류 신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후 기술과 제조업을 근간으로 전개된 산업시대에도 서양문물을 제때 받아들이지 못한 우리는 모진 운명에 휘둘리며 3류 국가로 전락한 채 광복을 맞았다. 1962년 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은 국민 경제의 양적성장과 질적발전을 위해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와 제도개선을 통해 산업시대 패러다임인 제조업을 바탕으로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수출위주의 제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 20년간 매년 10%대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21C 산업 기축통화는 지식재산 1962년 5월 발표한 과학기술진흥5개년계획이 있었다. 필리핀 정부가 기술자와 근로자를 직접 파견해 수도 서울에 무상으로 장충체육관을 지어주던, 쌀 한말이 아쉬웠던 시절 과학기술이 제조업의 핵심임을 인지하고 과학기술에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집중한 혜안의 결과가 바로 지금 향유하는 우리의 국력이라는 데 이의를 다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가 '지식재산기본법'과'지식재산기본계획'을 수립해 올 가을 정기국회에 상정한다. 지식기반시대라 지칭되는 21세기도 벌써 10년이나 지난 지금 이 법안과 기본계획이 국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해 21세기를 주도하는 지식재산강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간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 다만 이를 위해선 20세기 산업시대와 21세기 지식기반시대의 상이한 패러다임을 이해하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필수다. 20세기 산업시대의 기축통화는 제품이었다. 누가 더 좋은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지, 다시말해 제조업 경쟁력이 국력을 결정했다. 이것이 바로 박정희 정부가 수 차례의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통해 제조업을 중점 육성한 이유다. 중화학공업에서 출발해 고부가가치의 철강ㆍ조선ㆍ자동차ㆍ반도체 산업을 키운 결과 우리는 많은 분야에서 세계 일류제품을 생산하는 산업시대의 생산자, 즉 '제조업'을 보유하게 됐다. 그러나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기축통화는 '지식재산'이다. 누가 더 좋은 지식재산을 많이 생산하느냐 하는 지식재산산업 경쟁력이 국력을 결정한다. 현 정부가 중점 육성해야 할 분야도 바로 지식재산산업이다. 지식재산산업을 근대화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지식재산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일류 지식재산을 생산하는 지식기반시대의 생산자, 즉 발명가 발굴ㆍ육성해야 한다. 원천기술 하나가 아쉬운 이 시대에 발명가를 발굴ㆍ육성을 게을리한 결과는 이미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제조업은 더 이상 지식기반시대의 생산자가 아니다. 지식재산을 이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지식기반시대의 소비자일 뿐이다. 이런 시대변화를 무시한 제조업 위주 정부정책의 부작용은 매년 증가하다 올해 기어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 해외 로열티 지급액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발명가 발굴 및 육성과 관련된 현실은 암담하다. 지식재산시장은 '국내'로 한정돼 있는데 불행히도 국내에는 '시장'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각종 제도는 국내에서 창출된 지식재산이 국내에서만 소비되도록 종용한다. 국내 지식재산에 대한 대기업의 홀대와 지식재산 침해에 대한 미미한 보상 현실 등은 국내에 아예 시장이 존재하지 않도록 한다. 이런 척박한 풍토에서는 지식기반시대의 생산자인 발명가가 기축통화인 지식재산 생산에 목맬 이유가 없다. 우리의 지식재산시장을 '국내'로 한정한 발상 자체가 애당초 잘못됐다는 말이다. 아이디어 발굴 장려도 필요 한반도 안에서만 살면 잘 살 수 있었을까. 수출 없는 경제개발5개년계획이었다면 어떤 효과가 있었을까. 박지성이 효창구장에서만 공을 차고 김연아가 장충체육관에서만 얼음을 지쳤다면 오늘의 박지성과 김연아가 가능했을까. 결국 우리는 대내적으로는 기축통화인 지식재산 생산성 제고에 힘쓰고 대외적으로는 지식재산시장을 우주로 확장하는 수밖에 없다. 발명가를 발굴ㆍ육성하고, 발명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보장하고, 발명을 수출하고, 필요하면 외국 발명가도 귀화시키는 데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지식재산의 생산자인 발명가가 발명을 '업'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는 토대가 필요하다. '지식재산기본법'과 '기본계획'이 북방민족의 기질과 해양민족의 기개를 이어받은 한민족의 특징을 잘 반영해 우리나라가 미래를 주도하는 지식재산강국으로 전환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해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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